이랜드 잇단 M&A·매각 왜?

입력 2011-04-12 13:58 수정 2011-04-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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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유통 아우르며 사업 통합나서…"기업 장사 " 비난도

이랜드가 최근 몇년 사업부문 매각과 인수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통해 패션과 유통을 아우르면서 방만하게 늘어난 사업부분을 통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는 지난 10일 국내외 제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4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회사 엘칸토의 지분 99.99%를 부채까지 포함해 200억원에 인수했다.

엘칸토는 1990년대까지 연 매출이 2000억원에 육박해 금강제화, 에스콰이어와 함께 3대 제화 브랜드로 꼽혔던 기업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신생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경영구조도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엘토의 최근 3년간 매출도 2008년 391억원에서 2009년 371억원 2010년 289억원으로 줄고 있다.

이랜드는 엘칸토 인수 이외에도 M&A를 즐겨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도 이탈리아 제화 브랜드 라리오를 인수해 연내 중국 등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랜드가 M&A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는 1997년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부터다. 이랜드는 당시 일시적 자금 유동성 부족 상황에 부딪히자 금융기관들의 무차별적인 자금 회수로 부도 일보 직전의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기도 했다.

이때 이랜드가 선택한 방법이 기업 M&A를 통한 몸집불리기와 사업다각화다. 대부분 외적 환경변화로 인해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싸게 인수해 인수직후 정상화를 시키는 절차를 밟았다.

이랜드는 1995년 설악산켄싱턴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패션과 유통 레저부문에서 뉴코아, 데코, 해태유통, 태창의 내의부문, 인도의 무드라등 20여개 회사를 인수했다. 현재 부문별 매출비중은 유통, 국내 패션, 중국 패션사업 각각 40%, 30%,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후 미래성이 보이지 않는 사업부문은 과감하게 매물로 내놓는 발빠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까르푸로부터 홈에버를 인수한 후 2년만인 2008년에 홈플러스에 매각했고 킴스클럽마트(옛 해태유통) 역시 2006년 이랜드그룹에 편입된 지 4년 만에 매물로 나왔다.

현재 킴스클럽마트의 예비인수 후보자는 롯데, 홈플러스, 신세계 등 3곳으로 오는 28일까지 예비실사를 거쳐 본입찰가격제안서를 접수받은 뒤 내달 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수가격은 300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랜드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사고 되파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8년 5월 이랜드는 홈에버 전 매장을 홈플러스에 2조3000억원에 되팔아 까르푸로부터 매입한 1조7500억원에 비해 5500억원 남는 장사를 했다.

하지만 까르푸를 인수할 때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해 파업이 계속되는 등 노조문제로 그룹의 이미지가 악화되기도 했다. 홈에버를 되파는 과정에서도 노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았다.

킴스클럽 역시 2006년 636억5000만원에 인수해 현재 5배 정도 비싼 3000억원에 내놓았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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