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신우철 조교사 1000승 달성

입력 2011-03-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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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승을 달성한 신우철 조교사

신우철 조교사가 한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1000승을 달성했다. 신 조교사는 지난 5일 제 11경주에서 조경호 기수가 기승한 ‘터프윈’이 여유있게 낙승을 거두며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로 데뷔 28년째를 맞는 신 조교사의 이번 쾌거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다승뿐만 아니라 여타 기록에서도 독보적이라는 점이다. 2위인 하재흥 조교사 742승, 3위인 김양선 조교사 736승과는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다른 조교사들의 정년까지의 기간을 고려하면 향후 20년 이내에는 신우철 조교사의 대기록을 깨기가 어렵다는 것이 경마계의 중론이다.

그는 “1000승은 아버지가 이끈 귀중한 기록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운명적으로 말과 함께해온 그의 인생과 가족사에 대해 털어놓았다.

고향은 마구간이다. 6ㆍ25전쟁으로 상태가 좋은 경주마들이 모두 군마로 징발되자 남은 말들을 모아 경마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신설동 경마장 마구간 숙소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13세부터 기수활동을 해온 기수였다. 마땅히 가지고 놀 만한 것을 찾기 어려웠던 때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마구간을 드나들었고 경주마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수에서 은퇴해 조교사로 일하던 아버지가 1978년 겨울, 경마장에서 말 훈련을 시키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마사회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조교사로 활약했던 부친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그에게 특채를 제의한 것. 그는 부친의 대를 이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 주저 없이 승낙했다.

그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고민 없이 기수양성학교에 들어가 교관이 됐다. 교관생활을 하면서 5년 만에 조교사 시험에 합격했다”면서 “조교사가 돼 경마장에 처음 나섰을 때 아버지 생각이 나 감격스러웠다. 평생의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이후 기복없이 꾸준한 성적을 보여줬다. 1983년 조교사 데뷔한 이래 연간 약 267회 경주에 출주해 평균 36승을 거뒀다. 서울경마공원 조교사 54명 중 약 50명이 연간 30승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대단한 기록인 셈이다.

2001년 4월에 현역 최초로 600승의 고지를 달성한 이래 계속 선두를 질주해 왔다. 서울경마공원의 54명 조교사 중에서 승률 21.8%, 복승률 35.7%를 기록하며, 여타 조교사의 추격을 불허하고 있다.

기수가 하루에 10개 안팎의 경주까지 출주하는 반면 조교사는 4∼5두가 고작이다. 또한 토,일에만 경마가 열리는 탓에 출전기회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환경에서 1000승을 거뒀다는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매주 새벽 조교를 관찰하며 경주마의 상태를 점검해야 하고 매 경기마다 작전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전국의 목장을 돌아다니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경주마를 발굴하는 것도 조교사의 몫. 경마의 총감독인 셈이다.

그는 평소 후덕하고 인자한 성격으로 선후배의 신망을 받아 왔다. 조교사로 데뷔하기 전에는 한국마사회의 기수양성소 교관으로 활동하며 배대선, 김명국, 김문갑 등 현재 중진 조교사로 자리잡은 인재들을 양성해 왔다. 그야말로 한국경마의 대들보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그의 잔여 정년인 5년을 고려하면 수치상으로는 약 1200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1000승을 돌파한 다음 날에도 2번의 경주에서 2번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의 상승세라면 1300승도 노려볼만 하다. 신우철 조교사에게 1000승은 도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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