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실 저축銀 해법은

입력 2011-02-25 11:00 수정 2011-02-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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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인 프라임저축은행장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총 8개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시작된 뱅크런이 진정국면에 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예금 인출규모도 평상 시 수준으로 안정됐고, 일부 저축은행은 수신이 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축은행권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저축은행권의 영업정지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바가 크다. 과거에도 저축은행의 대규모 영업정지나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이 있었고, 현재의 구조조정은 그 규모가 과거에 비해 작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외환위기, 카드대란과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거대한 외부변수에 의해 촉발한 것으로 여러 대형 금융사들도 구조조정을 겪었던 시기에 진행된 것이다. 이에 반해, 현재 접한 저축은행의 문제는 저축은행의 내부적 문제, 즉 포트폴리오 관리 및 리스크 관리 체계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저축은행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저축은행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현 위기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위기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저축은행의 현 위기는 누구나 지적하듯 저축은행들이 고수익을 기대하고 경쟁적으로 확대해온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의 부실로 촉발된 것이나, 그 원인은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있다. 그것은 바로 저축은행의 수익 포트폴리오 관리 부족과 리스크 관리 부족이라고 판단된다. 통상적인 예대마진 외에 추가 수익 포트폴리오를 찾는 과정에서 부동산PF에 포트폴리오 분산 없이 집중적으로 대출을 진행했고, 부동산 경기가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까지도 PF대출 집중세는 이어졌다. 이는 저축은행권의 수익 포트폴리오 구성 및 이의 관리와 리스크 관리 부족이 수면위로 드러난 여실한 단면이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현재의 위기로 인해 불거진 저축은행권의 문제에 대하여 통렬한 자기 비판과 개선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의 원인을 찾았으니 철저하게 개선해야 한다. 개선을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가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안정적이고 다양한 신규 수익 포트폴리오가 갖춰져야 한다. 신규 수익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보다 장기적인 관점과 시장의 흐름에 민감한 선구안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선구안 없이는 과거 부동산 PF와 같은 대출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 간 비율을 적절히 관리하는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금번 위기는 부동산 PF 대출 자체에도 있지만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와 같은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출 간 적정 비율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면 저축은행 자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변수 등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대출 비율 관리 및 통제는 매우 중요한 관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 통상 제2금융권의 대출 이율은 제1금융권 보다 높다. 이는 본질적으로 제2금융권 대출 거래처의 신용도가 제1금융권에 비해 다소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거래처간 신용도의 차이는 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 수준이 제 1금융권보다도 오히려 높아야 한다는 논리를 가능하게 하지만 현실은 일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저축은행이 가장 본질적으로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현재의 위기는 새로운 개선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 된다. 저축은행은 탄생 이후부터 현재까지 자칫 제1금융권의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될 수 있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동반자로 성장해왔다. 현재의 위기를 저축은행이 진정한 서민의 금융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전적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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