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첫 공채 출신 행장…원칙·친화력 강점

입력 2010-12-27 11:35 수정 2010-12-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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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빠짐없이 108배 ... 외부 약속시 10분 먼저 도착 정도로 자리관리 철저

“아직 임명권자의 승인이 있기도 전에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조심스럽다. (기업은행장이 된다면) 윤용로 전 행장과 함께 꾸려온 스케줄대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내부승진 행장으로 내정된 조준희 기업은행장 내정자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 기업은행의 첫 공채 출신 행장으로 내정된 그의 첫마디는 조심스러워면서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사실 전통적으로 관료 출신이 맡아오던 기업은행장에 행원 출신이 오른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금융당국 안팎에선 기업은행이 가진 정책 기능과 위상의 중요성을 고려해 행장 인사를 경제부처 개각 시점으로 미룬다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최근 청와대에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조준희 내정자(당시 전무)를 기업은행장 후보로 올릴 때만해도 관례에 따라 김 부원장이 선임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서민 지원이라는 정책기능의 중요성과 긴박한 경영 판단을 요하는 은행업의 특성을 고려해 시장에 정통한 민간 출신에 중책을 맡겼다는 후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조 내정자는 금융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위기 당시 전무로서 중소기업 금융 지원에 큰 역할을 했다”며“기업은행 임직원들의 내부 승진에 따른 사기 진작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에서 내부승진해 행장에 오른 전례로는 김승경 전 행장이 있지만 김 전 행장은 기업은행 전신인 농업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업은행 공채 출신으로는 조 내정자가 처음이다. 적자(嫡子)가 수장(首長)에 오른 첫 사례인 셈이다. 그 만큼 기업은행의 성과가 인정됐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1980년 입행해 30년간 기업은행맨으로 일한 조 내정자는 기획, 인사, 영업 등 은행내 요직을 두루 거친 내부 핵심 인물로 통한다. 특히 3년 동안 동경지점장을 거치면서 금융권의 일본통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과묵한 성격이지만 유창한 말솜씨를 바탕으로 특유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하루도 빠짐없이 108배를 하고 출근할 정도로 절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진 조 내정자는 원칙을 중시하고 친화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외부 약속이 있으면 10분 먼저 약속장소 근처에 도착해 2~3분 전 약속장소로 들어갈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어디서든지 현장파악 능력이 빠르다”며“본인이 원하는 쪽으로 일을 진취적으로 해결해 나간다”고 평했다.

특히 조 내정자는 윤용로 전임 행장시절 인사·총무 등 내부 살림을 관리하는 어머니 역할을 무리없이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이 글로벌 위기를 맞아 국책은행으로서 위기대응을 잘했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조 내정자에 대한 안팎의 기대가 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해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도 자산 성장과 건전성 관리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9월 말 기준으로 기업은행 자산은 171조원으로 은행권‘빅4’로 도약했다. 또한 금융위기 발생 이후 은행권 전체 중기대출 순증의 66.5%를 담당하면서 자기자본비율(BIS) 12.15%, 고정이하 여신 1.85%, 총 연체율 0.72%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은행 안팎에선 조준희 행장체제가 윤용로 전 행장 시절 이룬 성장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조준희 기업은행장 내정자 이력

△경북 상주(54년생) △상주고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 △기업은행 동경지점장 △종합기획부장 △경인지역본부장 △종합금융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 △전무이사(수석부행장) △기업은행장 행장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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