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3년간 5100만달러에 계약한 '캡틴' 데릭 지터(36)가 기본 연봉보다 보너스 옵션이 많은 계약을 맺어 눈길을 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11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서 계약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지터와 양키스가 사인한 상세한 계약 내용을 전했다.
지터는 내년에 1500만달러, 2012년 1600만달러, 2013년 1700만달러를 받고 2014년에는 자신이 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르면 지터의 2014년 기본 연봉은 800만달러로 확 깎인다. 그러나 각종 상을 휩쓸면 900만달러를 보태 최대 1천700만달러까지 손에 쥘 수 있다.
지터가 내년부터 3년 동안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한 번이라도 받으면 400만달러가 그냥 생긴다. 같은 투표에서 2~6위만 해도 2014년 200만달러를 챙긴다.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실버슬러거를 받으면 150만달러, 최고수비수에게 돌아가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 50만달러,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MVP가 되면 각각 50만달러씩을 받는다.
그러나 전체 옵션의 총액은 수상 횟수와 상관없이 900만달러가 상한선이다. 양키스가 지터의 타력에 보너스 옵션을 많이 건 이유는 올해 성적이 워낙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통산 타율 0.314를 때릴 정도로 정교한 지터는 올해 타율 0.270을 때리는 데 그쳤다. 신인이던 1995년(타율 0.250) 이후 최악의 내용이다. 출루율도 0.340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불혹을 바라보고 있어 언제 급격히 추락할지 모르기에 양키스는 지터가 실력으로 자신의 몸값을 높이라는 뜻에서 연봉보다 많은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