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해외투자 '이중성'

입력 2010-11-05 11:09 수정 2010-11-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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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에겐 해외투자 70% 조언,미래에셋은 고작 35%밖에 투자안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자산 70% 이머징 투자' 조언과 달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국내외 투자비중은 정 반대인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3일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펀드 순자산은 총 39조97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와 해외펀드 순자산은 각각 25조3067억원, 13조791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외 투자비중을 100으로 놓고 보면 63:35의 비율이다.

그러나 이는 박현주 회장의 투자조언과 정 반대된다. 최근 그는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이머징마켓 전문가 포럼'에 참석해 "원화 절상에 따라 제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자산의 70%를 브릭스 등 이머징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머징마켓이 떠오르고 있다는 점 △인구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점 △산업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민하면 좋은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3년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회장의 이같은 조언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였을 것"이라며 "공식석상에 3년만에 모습을 보였지만 그의 자신감과 영향력에 다시한번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박 회장의 언동에 또다시 올인(몰빵)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작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순자산 투자비중은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자산관리 관계자들은 국내외 투자비중은 6대 4가 적당하고 말한다.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리스크 대응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의 선전이 기대된다 하더라도 최대 5대 5의 비율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통론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기업실적 모멘텀과 글로벌 유동성 유입에 힘입어 내년 코스피지수가 2400선까지 다다를수 있다며 국내투자를 조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증권사 자산관리팀 관계자는 "이머징시장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과잉유동성에 따른 버블리스크 역시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며 "박 회장 처럼 영향력이 큰 인물의 조언으로 또다시 올인(몰빵)이 재현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인사이트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같은 조언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2007년말 박 회장은 '주식100%, 채권100%' 운용이 가능한 '인사이트펀드'를 출시했다. '박현주 펀드'로 불리며 시중자금은 싹쓸이했다. 초기 설정액은 무려 4조7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중국 투자 비중이 절대적인 이 펀드의 수익률은 -50% 밑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인사이트 펀드의 3개월, 6개월 1년, 2년간 누적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3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10%를 하회하고 있다. 당시 코스피지수 인덱스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현재 원금회복 구간에 진입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박 회장의 말처럼 이머징 마켓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하겠지만 절대비중을 7대3으로 가져가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라이프사이클에 맞게 자신이 세워놓은 투자원칙을 바탕으로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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