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블릿PC의 본격적인 국내 도입을 앞두고 7인치와 10인치 간 규격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태블릿PC는 10인치 크기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삼성전자가 7인치 제품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7인치 제품 출하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에서 규격 논쟁이 한창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지난 1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의 7인치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을 두고 “스마트폰과 경쟁하기엔 너무 크고 아이패드와 경쟁하기엔 작다”며 “미국에 도착 즉시 사망하는 운명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7인치 제품을 내놓는 이들은 내년에는 크기를 늘릴 것”이라며 10인치로 출시된 아이패드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같은 애플의 주장에 반해 경쟁업체들은 7인치 태블릿PC 출시를 대거 준비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IFA2010’에서 7인치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선보이며 전세계 언론으로 부터 주목을 받았다.
갤럭시탭은 미국시장엔 11월 14일 출시할 예정이고 국내시장에서도 다음달 3일 미디어데이를 개최한 후 본격 출시될 계획이다. 7인치 태블릿PC 갤럭시탭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2버전(프로요)이 탑재되고 영상통화 등이 채택돼 빠른 속도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전문업체인 RIM 역시 7인치 태블릿PC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RIM은 내년 초 ‘플레이북’을 선보일 예정으로 자사 스마트폰과의 연동 및 이통사와의 연계를 경쟁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반면 이같은 7인치와 10인치 간 경쟁 속에 일부 업체는 5인치, 8.9인치 등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를 준비하고 있다.
종합 컨버전스 전문기업인 아이스테이션은 최근 교육용 5인치 태블릿PC ‘버디’를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버디는 5인치로 휴대성을 갖췄으며 학습용 애플리케이션, 멀티미디어 기능과 함께 빠른 터치 반응 속도를 강조했다.
HP도 크기에 차별화를 둔 태블릿PC를 준비중이다. 8.9인치의 ‘슬레이트500’이 그것인데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7을 탑재해 윈도 시스템에 익숙해 있는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오는 2014년 7인치형 태블릿PC는 6000만대, 10인치형 태블릿PC는 1억4000만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0인치형이 가상 키보드를 활용, 워드·엑셀 작업 등이 보다 용이하고 실질적으로 노트북이나 넷북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본격적인 태블릿PC가 국내 시장에서 출시되는 11월, 7인치와 10인치 태블릿PC를 두고 어느 크기와 형태의 태블릿PC가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