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롯데그룹, 한국은 신동빈 일본은 신동주 후계 확고

입력 2010-10-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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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선 "형제간 후계 경쟁 현재진행형" 분석... 신영자씨 역할 따라 변수될 수도

지난 9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68개나 되는 그룹의 계열사 수를 줄이고 업종별로 통합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지시를 내렸다. 그룹 구조조정은 공격적인 M&A로 롯데그룹의 글로벌 영토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동빈부회장의 의중도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성과가 좋은 업종대표기업이 있어야 사업하기 좋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다.

이처럼 롯데그룹은 수많은 계열사만큼이나 지분구조 역시 복잡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차분히 살펴보면 호텔롯데가 그룹 정점에서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아래로 계열사와 신격호 회장 일가가 일정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형태로 짜여져있다.

예를 들면 그룹 대표격인 롯데쇼핑의 경우 동주 동빈 형제가 각각 14.58%, 14.59%씩 사이좋게 나눠갖고 있고, 호텔롯데가 9.58%를 보유하는 형태다. 호텔롯데는 이외에도 롯데제과 15.3%, 롯데삼강 9.8%, 호남석유화학 13.64%, 롯데알미늄 13.0%, 롯데건설 40.6%, 롯데캐피탈 26.6%, 롯데물산 31.1% 등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호텔롯데의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롯데 그룹전체의 경영권을 차지할 수있는 구조로 돼 있다. 롯데그룹이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굳어졌다는 데에 의심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바로 이러한 지배구조로 인해 두 형제간의 후계자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바로 신동주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주)롯데홀딩스가 전체지분의 19.2%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광윤사 5.5%, (주)패미리가 2.1%, 나머지 지분 모두 일본계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그룹지배구조의 핵심을 신동주 부회장이 장악하고 있는 이상 언제든지 새로운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재계에서는 한국롯데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성과가 부진할 경우 언제든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형제가 한판 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신격호 회장이 일본 롯데는 신동주 부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이 맡도록 교통정리를 해놓았다지만 일본 롯데보다 10배 정도 덩치가 큰 한국 롯데의 경영성과에 따라 후계 싸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역할에 따라 후계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지분구조때문인지 신동빈 부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롯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형제간 경영권 싸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롯데의 지분을 신동주 부회장 보다는 많이 갖고 있진 않지만 그 때문에 후계구도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한국롯데-호텔롯데-일본롯데-신동주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실질적 경영권이 신동주 부회장이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본롯데의 지분이 그동안 거의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신동빈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 보유 사실을 밝히면서 후계구도에 대한 논란에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

아직까지는 한국 롯데의 실질적인 경영자로 신동빈 부회장을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격호 회장이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라는 점, 제2 롯데월드 착공 등 그룹 숙원 사업이 신동빈 부회장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자연스럽게 롯데그룹의 후계자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게 만든다.

그룹 내 롯데정책본부를 만들고 자신의 측근들로 친정체제를 구축하며 롯데그룹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는 모습 또한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몇년간 이어지던 경영능력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도 최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진행한 M&A로 상쇄해나가는 모습이다. 2002년 이후 6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20여개 업체를 인수했다. 최근 파스퇴르 인수를 마지막으로 올해에만 9개 업체를 사들이며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그러나 롯데는 유통과 석유화학, 음식료외에는 건드리지 않았다.

잘 아는 업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특유의 안전 경영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호남석유화학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업체인 타이탄을 1조5000억여원에 인수했다. 물론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과 식음료 사업에서도 M&A는 활발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1조120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 점포와 중국 슈퍼마켓 체인인 타임스를 인수했다.

글로벌화를 통한 유통과 레저, 석유화학, 금융 등을 가리지 않고 몸집불리기에 나선 결과 유통전문그룹에서 종합그룹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이 공언한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 달성 목표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2년 18조7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05년 30조원, 2009년에는 약 45조원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유통부문의 지속적인 매출확대와 공격적 M&A를 통한 사세확장이 매출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018년 200조원 매출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형 M&A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대우인터내셔날 인수에 실패했지만 타인탄 인수 등을 계기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M&A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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