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녹십자에 따르면 최근 녹십자는 백신, 혈액제제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해외 제약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 작업을 벌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3일 보고서에서 “녹십자가 백신·혈액제제에 특화된 해외 제약사에 대해 실사를 벌이고 있어 연내 M&A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수 효과로 내년부터 매출 1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백신혈액제제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해외 제약사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그러나 원활한 M&A를 위해 정확한 기업명을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1000억원대 매출을 갖고 있는 제약사라는 점도 확인했다.
만약 녹십자가 이번 M&A를 성사시킨다면 장기간 국내 1위 제약사의 자리를 지켜왔던 동아제약의 아성을 무너뜨릴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매출로만 봐도 녹십자가 동아제약을 위협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2.9%나 급증한 4474억원을 기록해 4224억원(전년비 8.1%)에 그친 동아제약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녹십자가 향후 M&A를 통한 1000억원대의 매출 상승분이 발생한다면 동아제약과 큰 폭의 매출차를 보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녹십자측은 신중한 반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신종플루 특수로 인한 2000억원이 넘는 매출 증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신종플루 특수분이 잡힌 올해 1분기에 녹십자 2756억원, 동아제약 2093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종플루 매출분이 포함되지 않은 2분기 실적을 보면 동아제약이 2212억원, 녹십자가 1597억원으로 매출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신종플루 특수가 끝났어도 백신부문 해외수출 등이 매출액을 견인하고 동아제약도 삼천리제약과 GSK와의 전략적제휴로 인한 매출 증가분이 있어 앞으로 두 제약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