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중국 고급여성복 시장 진출한다

10일 베이징 왕푸징 백화점에 ‘이앤씨(EnC)’ 1호점 오픈

올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패션기업 최초로 연 매출 1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랜드가 고가의 여성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번 ‘이앤씨(EnC)’ 진출은 고가 여성복 시장이라는 새 시장을 창출하며 이랜드의 중국 사업 17년 만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베이징 최대 번화가 최고급 백화점에 1호점 오픈

이랜드는 지난 10일 베이징 왕푸징(王府井)백화점에 ’이앤씨’브랜드 1호점을 100㎡(30평) 규모로 오픈했다.

왕푸징은 한국의 명동에 해당되는 베이징 최대 번화가의 최고급 백화점으로 글로벌 브랜드도 매장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최고급 백화점 브랜드 위상에 맞춰 한층 고급화한 ‘이앤씨‘의 현지 판매가격은 국내보다 30% 이상 비싸다.

상품의 주요 가격대(1위안 170원 기준)는 블라우스 22만원, 코트 47~59만원, 자켓 42만원, 트랜치코트 42~47만원, 니트 25~42만원, 티셔츠 14~16만원, 바지, 스커트 22~25만원 수준이다.

이봉교 네티션닷컴 중국사업부장은 “현지화와 철저한 시장조사 등 중국 현지 특성에 맞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이랜드의 사업 역량과 방한 중국 관광객의 브랜드 선호도 1위라는 이앤씨의 가능성을 왕푸징백화점 측에서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앤씨는 1호점이 들어서는 왕푸징 백화점 외에도 이달에만 4호점까지 오픈 일정이 확정된 상태다. 10월에도 베이징(북경)을 비롯해 상하이(상해), 청두(성도) 지역에 신규 매장을 내는 등 연내 10개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100여 개 주요 백화점 입점…3년내 1000억 브랜드 육성

A급 백화점에 1년에 한 개 매장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중국. 브랜드 진출 첫해 10개 매장을 낼 정도로 이랜드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중국 시장에서의 자신감과 더불어 급성장하고 있는 여성복 분야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중국 여성복 시장은 2010년 45조원에서 2012년에는 55조원으로 전체 패션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랜드도 2012년까지 100여 개 주요 백화점에 매장을 입점시키고 3년 안에 연간 매출 1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이앤씨 론칭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여성의 체형과 선호도에 따른 패턴과 아이템 선정작업을 완료했다.

특히 디자인팀이 현지에서 중국인의 표준 체형 패턴을 개발하고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선호 아이템 분석을 끝냈다. 중국 현지인의 마음에 쏙 드는 고가 여성복으로 승부하겠다는 이랜드의 전략인 셈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고급 여성복 브랜드 진출을 계기로 중국 이랜드의 성장속도가 더욱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0년 후에는 중국에 진출한 전체 패션기업에서 이랜드가 매출1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티션닷컴에도 호재

이번 진출은 중국 이랜드가 이앤씨 상표권을 보유한 네티션닷컴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는 로열티 방식이다. 2013년 이후부터는 매년 30억 가량의 로열티 수익이 예상된다. 10%의 영업이익을 가정하면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같다.

중국 여성복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랜드는 ‘이앤씨’에 이어 '96NY'‘아나카프리’ 등 후속 브랜드도 조만간 중국 시장에 선보인다는 전략이어서, 로열티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디자인용역과 같은 네티션닷컴의 사용 경비 30%도 중국 이랜드가 지불키로 했다.

그만큼 비용부담을 덜면서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또 2011년 상반기에는 이앤씨 제품을 중국에서 자체 생산하고 네티션닷컴이 중국 완제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된다. 국내 판매 상품의 경우 3~4%의 원가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