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일의 부동산메치기]부동산 스테그플레이션 오나

입력 2010-09-08 11:52 수정 2010-09-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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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떼돈을 버는 시기는 지났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집값은 10%, 아니 20% 이상 급락할 것이다. 거래 마비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달 정부에서 내놓은 8.29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0일이나 지났지만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부동산 추가 하락에 대한 애기가 시장에서 번지고 있다. 게다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조차 우리나라 집값 추가하락을 점치면서 불안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무디스는 지난 10년간 주택시장 붐으로 가격이 급등해 주택 구입여력 위축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금리인상 취약성이 하향조정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편승한 부동산 버블붕괴론자들은 국제 신용기관의 가세에 더욱 힘을 얻으며 집값이 하락하니 집을 사면 안된다고 부르짖는다. 집값 연착륙에 실패했기 때문에 추세전환은 없다고 말하면서 시장을 극도의 공포로 밀어넣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일본식 버블붕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 부진이 동반되면서 부동산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인구감소, 정부의 주택과잉 공급 등이 더해지고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부동산에 잔뜩 끼어있는 거품이 꺼진다는 논리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과 흡사한 면이 있어 이들의 주장이 100% 틀렸다고 말할수는 없다.

그렇다고 100% 일치한다고 말할수도 없다.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는 1980년대 중반 미국과 일본이 엔화 절상을 합의(플라자 합의)하면서 내수 진작을 위해 장기 저금리를 고수, 시장에 돈이 풀리고 이것이 부동산 가격 급등과 기업설비투자 과잉으로 인해 버블이 생겼고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버블붕괴 가능성이 또다시 논란거리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고 거래가 실종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집값은 추가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가 긴급처방을 내렸지만 시장은 아직까지 아무 반응도 없다. 집값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날개없는 집값 하락 바이러스'가 주택수요자들의 뇌리에 번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더 강력한 처방을 원하고 있다. 8.29부동산 대책만으로는 거래를 활성화 시키기도, 집값 하락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더 이상의 대책은 없다고 못박는다.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을 모조리 내놨기 때문에 추가 부양책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듯 하다. 강남3구를 제외한 DTI규제는 완전 폐지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추가하락이 진행된다면 다음 카드를 꺼내야 하는데 딱히 쓸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남은 카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조정 정도지만 이 대책은 너무 위험하다. 자칫 가계부채 증가로 버블만 더 키울 수 있다. 단기처방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애기다.

작금 부동산 시장은 혼란의 시기다. '버블붕괴와 연착륙 사이에서 갈길을 찾아 헤매고 있는 상황으로 버블붕괴론자들이 말하는 부동산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까지 직면해 있다. 정부는 부동산 추가 부양책이 없다고 단언하지 말고 철저한 시장 점검을 통해 적절한 처방전을 내놓는 것도 필요하다. 부동산 스테그플레이션을 막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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