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신미식이 글쟁이 이민과 함께한 '대한민국 국도1번 걷기여행'은 450KM에 달하는 목포에서 서울까지의 대한민국 국도1번을 걸어서 한 달간 여행한 기록으로 주머니는 가볍고 꿈은 무거운 철부지 두 남자의 에세이 포토집이다.
평범한 40대 남자가 일상을 박차고 길을 나서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일만큼이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월을 돌고 돌아 마지막 40대를 보내면서 두 사람은 멈춰진 심장을 돌리기 위해 길을 나선다.
여기서 이들은 목포와 신의주를 잇는 대한민국 심장의 역할을 하는 최초의 도로였으나 지금은 퇴락한 채 역사의 이면으로 사라져가는 국도1번을 재발견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 신미식과 이민이 새로운 세계 탐험을 위해 용기를 낸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신미식은 서른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하고 31살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걸으며 아시아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두루두루 다니며 사진을 찍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땅을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이에 국내사진에 목이 말랐던 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국도1번.
그와 동행한 이민 역시 '시사저널' 자동차 전문기자로, 각종 매체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마흔에 호기롭게 시작한 사업이 속절없이 망하게 되면서 그에게는 '국도1번'을 걸어서 여행해보자는 신미식의 제안은 받을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였다.
그럼에도 그가 도보여행길을 나서며 30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을 메고 카메라를 목에 두른 채 여행길에 오른 것은 지난 세월 무모하게 목적 없이 살아온, 아니 자신의 삶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 삶에 끌려온 나로부터 나를 구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이 누구나 원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은 독자들을 자극한다. 집과 회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남자들의 심리와 아이러니하게도 벗어나고 싶을수록 더 꽉 현실에 발목 잡혀 사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덮고 지냈던 자신의 꿈을 드러내라고 독촉하고 있는 것.
한편 이 책에 대해 박나림 아나운서는 추천사를 통해 "전에는 내 삶에 존재하지 않았던 공간, '국도1번'이 내 마음에 하나의 선을 긋는다. 그리고 두 작가가 길을 걸으며 던지는 삶에 대한 생각들은 내 길을 돌아보게 한다. 나의 ‘국도1번’은 어디인가"라고 말하며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