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3조4000억원을 투입해 영국 에너지 기업인 다나페트롤리엄에 대한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금융당국이 석유공사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의심하고 강도 높게 조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지식경제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영국 금융당국은 석유공사와 자회사는 물론 지경부까지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행위를 했는지에 대해 조상중이다.
특히 영국 금융당국은 석유공사 측이 다나 측과 물밑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비밀준수의무를 성실히 지켰는지 조사하고 있다.
양측은 서로 6명까지만 협상 정보를 공유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나 주가는 비밀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6월 말에 비해 두 달 만에 무려 60% 상승해 지난 20일 17.93파운드에 마감했다.
주가 측면에서만 보면 인수 협상 정보가 주식시장에 샌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정보가 그동안 영국 언론에서 먼저 흘러나온 점을 고려하면 석유공사에 대한 영국 금융당국 조사는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M&A 과정에 대해 영국 금융당국이 통상적으로 조사하는 것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지난 6월 다나 이사회 측에 예비 인수제안을 한 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 20일 주식시장에서 지분 100%를 현금 공개매수하는 방식을 선언했다. 인수 규모는 총 18억7000만파운드(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