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여인들의 끝없는 미술사랑

입력 2010-08-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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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개관, 사업장 곳곳에 미술품 설치

요즘 재계 여인들이 미술에 푹 빠져 있다. 미술문화사업이 필수항목으로 여겨지면서 기업미술관과 갤러리를 설립하고 미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95년부터 삼성미술관 리움을 총괄하고 있는 홍라의 관장과 경주 선재미술관및 소격동 아트선재센터를 이끄는 정희자 관장(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 부인), 사간동 금호미술관 박강자 관장(금호아시아나 박삼구 명예회장의 누나) 등의 뒤를 이어 OCI그룹, 한진, 태광 등 기업미술관의 관장도 오너의 부인들이 맡으면서 '재계 안주인들의 미술관 경영'이 다시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17일 송암문화재단 전시관을 'OCI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종로구 수송동에 새로 문을 열었다.

전시관은 그동안 창업자인 고(故) 이회림 회장의 고미술품 컬렉션을 주로 전시했으나 현대미술 작품을 다루는 미술관으로 운영 방향을 바꾸고 지난 3월부터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가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

OCI미술관의 관장은 이수영 OCI 회장의 부인인 김경자 씨가 맡는다.

'OCI미술관'은 매년 10명 내외의 신진작가를 선정해 창작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젊고 유망한 미술가를 집중적으로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첫 전시도 강상우·김지민, 김진기 등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신진작가의 개인전으로 꾸며진다.

▲17일 종로구 수송동에서 새로 문을 연 OCI미술관 전경.(사진=OCI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씨도 갤러리 '일우스페이스' 관장직을 맡으며 미술관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일우는 조양호 회장의 호다.

지난 4월 서울 중구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 1층에 개관한 '일우스페이스'는 547.2㎥(165.8평) 규모로 2개 전시관으로 운영된다.

이명희 씨는 경기여고 및 서울대 미대 출신으로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의 후배이기도 하다. '일우스페이스'는 특히 서소문 대로변에 초대형 윈도갤러리를 조성해 도심을 오가는 이들에게 문화예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 초 선화예술문화재단을 설립한 태광그룹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3층에 661㎥(200평) 규모의 '일주&선화갤러리'를 개관했다. 일주는 태광그룹 창업자인 고 이임용 회장의 호다.

갤러리 대표는 선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선애 여사로 고 이임용 회장의 부인이자, 현 이호진 회장의 모친이다. 이 여사는 태광그룹 설립 초기 부산에서 이임용 회장과 함께 기업을 일군 바 있다.

'일주&선화갤러리'는 국내외 주요작가 전시를 지원하고, 일반인을 위한 미술교육, 문화예술 관련 출판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미술관 운영 뿐만 아니라 미술사업에 관여하는 이들도 많다.

시어머니 박계희 여사가 갑자기 타계하면서 미술관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는 지난 2000년 아트센터나비를 출범시키며 당시로선 획기적인 미디어 아트를 컨셉으로 잡아 화제를 모았다.

노 관장은 SK텔레콤 사옥의 세련된 아트프로젝트도 직접 챙기는 등 차별화된 미술사업을 전개 중이다.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장영신 회장의 장남)의 부인 홍미경씨도 서울 삼청동에 몽인아트센터를 개관하고 미술사업의 기치를 들어올렸다.

미국 보스톤대학에서 미술(금속공예)을 전공한 홍 대표는 지난 2007년 개관 당시 "어머니와 남편 채 부회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해 작지만 흥미로운 미술관을 선보이게 됐다"며 "요즘 삼청동이 문화벨트로 급부상해 대중의 호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재계 안주인 뿐만 아니라 딸들도 미술에 푹 빠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 전무는 호텔 곳곳에 일급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등 남다른 감각을 보이고 있다.

이 전무는 신라호텔 경영전략담당 상무 시절인 지난 2006년 신라호텔 리모델링사업을 진두지휘 하면서 로비 등 호텔의 핵심장소의 예술품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신라호텔은 호텔 내외부가 초특급 작품이 내뿜는 아우라로 '미술관이나 진배없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도 신세계 본점 명품관의 '아트 및 디자인 부문'을 총괄, 아트 윅 프로젝트를 주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여인들의 미술사업 참여 확대는 창의경영이 비중 강화로 인해 기업 내부에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어 이미지 제고에 힘쓰기 위한 것"이라며 "아울러 기업의 문화예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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