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쌍용車 기술로 미국 못간다

입력 2010-08-13 14:17 수정 2010-08-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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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벤츠엔진 현재도 사용, 중소형차 개발 노하우 全無

쌍용자동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社)가 12일 인도 현지와 한국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마힌드라社는 쌍용차의 벤츠엔진 기술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시하며 쌍용차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마힌드라의 희망 의지에 관련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제껏 배기가스는 물론 충돌 안전기준마저 통과하지 못해 미국 수출길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가솔린 엔진은 1995년 벤츠 E-클래스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디젤 엔진개발에 치중한 쌍용차의 가솔린 엔진 경쟁력은 경쟁 모델에 비해 뒤떨어지는 상황이다.
13일 관련업계와 쌍용차에 따르면 현재 쌍용차의 벤츠 엔진 기술은 1990년대 수준에 고스란히 머물러 있다.

쌍용차는 지난 1993년 엔진을 비롯한 파워트레인 기술협력사를 푸조에서 벤츠로 옮겼다. 이후 1996년 무쏘에 직렬 6기통 3.2엔진을 시작으로 1997년 직렬 4기통 2.0과 2.3 가솔린 엔진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 기술은 1985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W210)에 장착했던 엔진이다. 쌍용차는 벤츠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라이선스'생산 방식으로 전환했으나 이후 별다른 기술발전이 없었고 3.2 엔진의 스트로크를 늘려 배기량을 3.6리터로 늘린 것이 전부였다.

쌍용차 2.3 가솔린 엔진의 경우 최고출력이 147마력이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의 직분사 1.6 엔진의 최고출력이 140마력인 것을 감안하면 동급에서 경쟁력도 부족하고 미국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km당 264g에 이르러 현대차 쏘나타 2.4(180g)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다.

결국 쌍용차가 벤츠 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오래된 이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간 디젤 엔진 기술향상에 총력을 기울인 반면 가솔린 엔진에 대한 기술개발은 등한시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체어맨W에 장착해 국내 최대 배기량으로 자리를 잡은 V8 5000cc 엔진도 독일 벤츠로부터 통째로 수입해 체어맨W에 장착하고 있어 쌍용차 기술로 보기 어렵다.

마힌드라가 기대하고 있는 세단기술도 구형 E-클래스의 차체를 늘려 체어맨을 개발한 것이 전부다. 아직까지 단 한번도 대형차 아랫급의 세단 및 소형차를 개발한 경험이 없는 쌍용차에게 미국시장은 버거운 곳이다.

이밖에 미국 고급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일본의 렉서스 등과 경쟁하기에도 기술력과 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체어맨W에 장착중인 V8 5.0 엔진은 2008년에 500기(機)를 통째로 수입해 장착하고 있다"고 말하고 "어차피 V8 모델의 연간 판매량이 이에 못 미치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한다. 판매보다 이미지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야심차게 한국시장에 뛰어든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거는 기대는 관련업계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쌍용차 기술력으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는 물론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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