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脫조선' 바람 가속화

입력 2010-08-10 10:20 수정 2010-08-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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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조선부문 비중 30%대로 떨어져"…독보적 기술력 강점

▲조선업계에 탈조선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업계 대표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비조선사업 비중이 전체 수주금액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1년 나이지리아로 출항할 예정인 16억 달러 규모 해양플랜트 건조 모습.
국내 조선업계에 '탈(脫)조선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최근 몇년간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선박수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부문을 비롯해 태양광·풍력발전 등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전체 수주액 중 순수 선박건조로 이룬 '조선 사업' 수주액 비중은 35.7%(25억 달러)에 그쳤다.

불과 5년 전인 지난 2006년 조선사업 비중은 51%에 육박했으나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43%에 머물렀고 올들어 더 떨어진 것이다.

지난 10년에 걸친 장기간 호황 이후 지난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체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수주량 급감이 조선업 비중의 축소 원인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조선사들이 조선부문 경기 악화로 비조선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플랜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부문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6년 5%에 불과하던 플랜트 사업 비중은 올해 상반기 25.7%(18억 달러)로 높아졌으며 선박용 엔진과 디젤발전설비 등을 만드는 엔진기계 사업부 수주액도 같은 기간 10%에서 올해 상반기 12.1%로 늘었다. 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의 2006년 8%에 불과했던 전체 수주액 내 비중도 올해 상반기에는 28.6%까지 확대됐다.

이같은 현상은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대형 조선사들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상반기까지 전체 수주액 30억2000만 달러 중 조선사업은 18억2000만 달러(60.3%)에 달했으나 7월 해양플랜트 수주량이 급증하면서 조선사업 비중이 50.4%로 낮아졌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는 수주량은 2006년 43억 달러, 2007년 49억 달러, 2008년 41억 달러, 2009년 18억 달러로 지난해까지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올들어 7월말 현재 총 36억1000만 달러의 수주기록을 세웠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9일 올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되는 드릴십 선체(헐사이드) 공사를 2억5000만 달러에 수주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비조선부문의 비중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규칙한 조선업황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잇는 조선업계에 해양플랜트 등 비조선부문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태양광·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충북 음성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인 태양광 공장 규모를 배 가까이 늘리는 증설에 나섰다. 기존 모듈 320㎿, 태양전지 370㎿인 생산규모를 내년 초까지 각각 600㎿ 규모로 확대한 뒤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미국의 풍력업체인 드윈드사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해 풍력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삼성중공업도 거제조선소 인근에 오는 9월 준공을 목표로 풍력발전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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