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기축통화 야심 가시화

입력 2010-08-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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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루블화 기준 채권 발행.. 루블화 국제화 시동

러시아 정부가 자국 통화인 루블화를 기축통화로 발돋움시키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안에 구 소련권 국가들이 발행하는 루블화 기준 채권시장을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 신설하기로 하고 오는 2012년까지 해외시장에서 루블화 채권을 처음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이는 루블화를 구 소련권의 지역 통화로 키우는 것과 동시에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이는 또 러시아 기업들의 루블화 기준 자금 조달을 돕고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루블화를 글로벌 통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3~5년 전만 해도 루블화의 기축통화 격상은 환상과도 같았지만 지금 러시아는 기축통화 진입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단계까지 발돋움했다”며 “루블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는 모스크바를 글로벌 금융 허브를 키우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증권거래소인 MICEX에서는 올 가을부터 채권 거래를 시작, 벨라루스가 100억루블(약 3925억원) 규모의 루블화 기준 국채 발행으로 첫 테이프를 끊는다.

우크라이나도 루블화 기준 국채를 발행키로 하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구 소련국가들은 그 동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왔으나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자금줄이 막힌 상황이다.

러시아는 이를 구소련 국가들을 경제적으로 수중에 넣을 수 있는 호기로 판단, 시장 인프라를 정비해 구소련 국가들의 루블화 기준 채권 발행을 촉구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러시아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러시아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 자국 기업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처를 다양화하고 시장의 매력을 높여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와 함께 루블화를 해외로 유통시키는데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알렉세이 쿠드린 부총리겸 재무장관은 오는 2012년까지 미국, 유럽 시장에서 루블화 기준 국채를 발행할 방침을 발표했다.

원자재가 급등을 호재로 루블화가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서방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루블화 기준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루블화 기준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세제혜택 등 우대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기업 채무 가운데 외화 조달 비율을 현재의 약 40%에서 20%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러시아 기업들은 금융위기 전까지 차입 비용이 낮은 외국은행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빌렸지만 위기 후에는 대출조건이 강화되면서 자금조달에 고전하는 사례가 늘었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의 조치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다만 문제는 러시아 국내 금융기관이 취약해 금융•자본시장의 유동성이 낮아 국제화를 향한 과제가 많다는 점이다.

여기다 법률면에서의 정비도 뒤쳐져 있어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러시아 시장에 투자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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