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車랑나랑] 중화요리 '현대기아차' 반점

입력 2010-07-28 11:08 수정 2010-07-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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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뚜렷하게 존재하는 경제논리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흔히 무슨 차를 좋아하느냐, 어떤 차가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자동차 기자로 10년 넘게 살아오면서 같거나 비슷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언제나 대답은 하나였습니다.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차를 사세요. 그게 정답입니다."

누군가는 페라리 스쿠데리아, 람보르기니 레벤톤 같은 고성능 수퍼카를 마음에 담고 삽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자동차는 위대하고 경이로우며 우리가 폄하할만한 자동차는 단 한 대도 없다고 믿습니다.

수퍼카와 작은 경차를 저울질할 수 없는 것이지요. 세상의 모든 차는 누군가에게 꿈이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충직한 이동수단이 될테니까요.

같은 맥락으로 최근 큰 인기를 몰고 있는 현대차 YF쏘나타와 기아차 K5 가운데 어느쪽이 더 좋으냐라는 질문이 요즘 쏟아집니다.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어느 쪽이 좋다라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정답은 없되 질문은 뫼비우스의 띠같이 끝없이 이어지게 마련이지요.

하나씩 따져보도록 할까요. YF쏘나타와 K5는 같은 플랫폼입니다. 2001년 기아차가 현대차에 흡수합병된 이후 중형차급에서는 기아차 옵티마가 처음으로 EF쏘나타 플랫폼을 이용해 등장했는데요. 이후 플랫폼이 새로 개발되고 세타 엔진이 등장하면서 두 차는 조금씩 성격이 닮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같은 플랫폼을 밑그림으로 지녔어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확연히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주행성능과 승차감, 인테리어 등 뚜렷한 개성을 앞세우고 있는데요. 현대차는 니어 럭셔리를 주장하는 반면 기아차는 보다 젊고 스포티한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2.4 GDi 모델을 기준으로 YF쏘나타는 정말 말랑말랑합니다. 제법 큰 덩치를 가볍고 편하게 몰 수 있고 켜켜히 막아선 방음재와 흡음재 덕에 이 시대 중형차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엔진을 얹은 기아차 K5는 가장 먼저 묵직한 핸들링이 손가락끝을 타고 올라와 어깨뼈까지 전해집니다. 제법 탄탄한 서스펜션은 고속에서 안정감을 주고 믿음직스런 핸들링 덕에 고속에서도 정교한 조향이 가능하지요.

자동차에는 트레이트 오프(Trade Off) 법칙이 정직하게 존재합니다. 하나를 얻게되면 반드시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한다는 경제논리입니다. 저속에서 승차감이 좋은 차는 고속에서 불안하기 마련이고, 저속에서 딱딱한 차는 고속주행 안정감이 탁월합니다.

디자인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 가득한 부분이니까요. 다만 YF쏘나타와 K5의 자웅을 가리기전 독자 여러분 스스로 어떤차를 더 좋아하고 더 잘 맞느냐를 따져볼 일입니다.

좀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K5가 정답입니다. 이보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며 언제나 편하고 가볍게 운전하고 싶다면 K5보다 YF쏘나타가 제격이겠지요.

그래도 고민이 가시지 않으면 차에 적응해보는건 어떠신지요. 딱딱한 K5를 골랐다면 그에 걸맞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겨보면 됩니다. 거꾸로 부드럽고 편안한 YF쏘나타에 익숙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두 차 모두 각각의 성능 한계점은 비슷합니다. 다만 당신의 이상과 현실 사이 어디쯤엔가 머물러있는 이 두 차는 어떤 선택을 했더라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메뉴판을 붙잡고 자장면과 짬뽕을 사이에 두고 고민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YF쏘나타와 K5, 어느 것을 골라도 여러분의 배를 빵빵하게 불려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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