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업 무더기 포기..어떤 일 벌어지나

입력 2010-07-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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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꽁꽁, 가격급락.."정신적 피해도 보상하라" 집단 줄소송 예고

118조원 규모의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사업 대부분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파장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LH가 전국에서 추진 중인 400여개 사업 가운데 138개 신규 사업의 사업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이미 추진 중인 사업도 규모를 줄이거나 보상, 착공 등의 시기를 지연한다고 공언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에 거론되고 있는 해당 지역들은 거래는 물론 주택 가격이 급락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허탈감에 분노한 일부 주민들은 "집값 하락은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보상하라"며 LH공사와 한판 겨뤄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물거품 1호' 성남..거래 '꽁꽁' 가격 '추락'=LH의 재개발 사업 중단으로 성남 구시가지는 날벼락을 맞았다. 최근 성남 고도제한 완화 결정으로 잠시 활기를 띠는 듯 했지만 재개발 사업이 중단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가 올스톱 된 상태. 실제로 성남시 신흥동, 금광동, 중동 등지의 재개발 주택 가격은 3.3㎡당 1400만~1500만원을 호가하지만 최근 거래는 거의 없다.

66㎡ 규모의 단독주택 가격은 2억9000만~3억원 선으로 고도제한 완화 계획이 발표된 후 3억2000만~3억3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거래부진으로 2000만~3000만원가량 다시 하락했다. 신흥2구역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호재로 3.3㎡당 2000만원까지 호가했는데 오늘 급매로 나온 66㎡짜리 주택은 2억8000만원으로 3.3㎡당 1400만원"이라며 LH의 사업중단이 미치는 타격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이 지역은 투자목적으로 들어온 외지인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지난 2007년 부동산 활황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경우 큰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내달 초 구조조정 '살생리스트' 발표..전국 동시다발 피해=LH공사는 토지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신규 사업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을 선정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업성과 현지 주민 호응도, 해당 지역 주택 공급률 등을 따져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도 살생리스트의 예외가 아니다.

대구시에 따르면 LH는 달성구 구지면에 조성 중인 대구 국가산업단지의 절반 이상 토지에 대한 보상을 유보했다. 보상을 유보한 토지는 852만 1200여㎡ 중 484만 2000㎡. 당초 LH는 다음 달 중 전체 토지에 대한 보상에 들어가 2014년에 완공할 예정이었다. 보상이 유보된 토지는 2단계로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아직 보상 일정은 물론 조성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LH대전충남본부는 지난 8일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 고시'를 통해 대전.충남 지역 9개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의 사업시행 기간을 1∼2년 이상 연기했다. 대전에서는 노은3 A-1블록 등 4개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이 연기됐다. 충남에서는 논산 내동 2지구 A-1블록 등 3개 지역, 4개 국민임대주택사업 기간이 연장됐다.

LH가 대전 동구, 대덕구 등 원도심에서 수년째 진행해 온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사실상 중단되는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대전 동구에 따르면 원도심 활성화 등을 위해 2006년 대신2 동 등 5곳을 주거환경개선사업구역으로 지정한 뒤 LH대전충남본부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주민설명회, 공람, 도시계획심의 등을 거쳐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등 절차를 밟아 왔다. 그러나 LH는 지난해 말부터 사업성 재검토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전면 중단했다.

◇정치권 외압.주민소송에 대혼란 예고=LH의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가 내달 초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지송 LH공사 사장실에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유는 우리 지역구를 빼주거나 사업추진을 그대로 강행하라는 것. 이에 대해 딱히 답을 내놓을 것이 없는 이 사장은 업무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 줄소송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순환재생 재개발 지역의 경우 월세를 받고 있는 집주인들이 재개발을 반대하는 경우도 많지만 재개발로 이사를 앞 둔 세입자들은 LH가 마련해 준 임대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면서 반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번 LH 사업포기 선언이 촉발된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 판교에 임대아파트를 다 지어놓고도 분양을 받지 못하고 있어 세입자들이 집단 반발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일부 주민들은 가격하락은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보상하라고 벼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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