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인공지능 투자 시대

입력 2010-07-16 07:35 수정 2010-09-2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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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 인공지능(AI)이 화제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수학과 컴퓨터를 결합한 AI 예측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수익률이 다우존스 평균을 넘고 있단다.

사람이 만들었지만 사람보다 훨씬 좋은 투자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시스템이 학습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하긴 인공이라도 지능을 갖고 있다니까. 학습한다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다.

현재 5개 투자기관이 AI시스템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리벨리언이라는 헤지펀드는 AI시스템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AI는 컴퓨터프로그램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구글이 웹검색에서 적절한 검색결과를 찾을 때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시스템은 작업하는 것을 스스로 학습하고 진행 중인 전략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리벨리언 시스템은 프로그램이 투자결정시 실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해 작동을 멈추는 기능도 보유하고 있단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매매라면 초단기매매를 생각하기 쉽지만 리벨리언의 시스템은 최장 2년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투자자인 셈이다.

모두가 수익을 낸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인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역시 AI를 사용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누구나 편한 삶을 추구한다. 디지털 시대에 인간의 판단보다는 컴퓨터의 결정이 더 빠르고 정확할 수도 있다.

과학의 힘을 빌려 투자를 결정한다지만 첨단기술의 발전은 때때로 인간의 자존감 상실과 책임회피, 게으름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1994년 월가에는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이라는 펀드가 출범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이런 숄스와 로버트 머튼 교수가 전설적인 증권전문가 존 메리웨더와 손잡고 참여한 슈퍼 엘리트 조직이었다.

이들은 고도의 수리·통계적 투자방식에 슈퍼컴퓨터를 접목해 매년 40%라는 엄청난 수익을 냈다.

월가 드림팀의 대박행진은 오래가지 못했다. 금리 파생상품 투자에 실수를 저지른데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면서 결국 파산해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사태 진화에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로저 로웬스타인이 LTCM 사건을 기록한 책 제목은 '천재들의 실패'였다. 인간의 오만함과 컴퓨터매매에 대한 의존은 결국 끔찍한 악몽으로 끝이 났다.

AI투자 소식을 듣고 'AI의 실패'라는 문장이 오버랩됐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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