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스트링어 소니 회장이 오늘(24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갖기로 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TV 등 세트 사업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면서 다소 불편한 협력 관계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 자리에서 소니는 삼성측에 LCD패널 공급을 늘려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3D 표준과 관련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대규모 투자발표를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에서 삼성과 소니 사이에 특별한 '승지원 밀약'이 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단순히 LCD 패널 공급을 늘려달라는 요청 뿐 아니라 삼성과 소니의 합작사인 S-LCD에 대한 대규모 추가 투자나 11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 신설 등에 관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
소니는 샤프와 함께 10세대 LCD패널 공장을 설립했으나 생산되는 제품이 생산량이나 품질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그동안 '경쟁자이자 협력자'라는 쉽지 않은 관계를 이어왔다. S-LCD를 통해 LCD패널 사업을 함께 하는 중요 협력사인 반면 세트분야에서는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자이다. 때문에 협력을 하면서도 다소 불안한 관계가 이어져 온 게 사실이다.
지난 2004 7월 양사는 7세대 LCD 패널 생산 합작법인인 S-LCD를 공동 설립했고 그 해 12월엔 두 회사가 각각 갖고 있는 1만여 건의 기술 특허를 서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계약까지 맺었다. 우호적인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2008년 2월엔 소니가 일본 샤프와 10세대 LCD 패널 공동생산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1월 소니가 S-LCD에 추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다시 양사의 협력관계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이번 이건희 회장과 스트링어 회장의 회동을 계기로 더 굳건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TV 등 세트사업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선의의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양사 모두 올해 3D TV에 승부를 걸고 있는 가운데 소니는 삼성, LG전자의 'TV 독주'를 막기위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TV(일명 '구글TV')를 곧 출시한다. 오는 7월엔 브라비아 3D TV를 선보인다.
스트링어 소니 회장도 직원 1만명 구조조정, 11개 공장 폐쇄 등 극단적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디지털TV 사업 확대를 통한 TV명가 재건을 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