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글로벌경영 순탄치만은 않은 이유?

입력 2010-04-16 09:43 수정 2010-04-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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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맞선 몸집 키우기...재무적 유동성 크지만 경험부족은 걸림돌

2008년 '리먼 쇼크'로 주춤했던 포스코의 글로벌사업 확대가 거의 필사적이다. 그러나 금융가와 관련업계에선 이런 잰걸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안으로는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준공으로 올해부터 독점 지위가 깨졌다. 밖으로는 중국철강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과 전통적인 일본의 강세가 여전하다.

'기업의 답보는 곧 퇴보'라는 명제도 포스코의 눈을 해외시장으로 돌리게 했다. 넉넉한 재무구조도 이 같은 전사적인 글로벌 정책을 부추겼다.

◇ 동아시아 진출의 엇갈린 행보 = 지난해 연말 동아시아 시장의 후판생산 및 스테인리스시장 강화를 위해 태국 타이녹스철강 인수를 추진했고 베트남에선 M&A를 통해 포스코VST를 출범시켰다.

인도 오리사주의 일관제철소 건립과 맞물려 현지에서 광물채굴권을 위한 행보도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인도국영 철강기업 SAIL사와 인도 서부에 7억 달러 규모의 제철소 건립을 위한 협의도 진행되고 있다.

동유럽시장의 성장 잠재성도 그냥 방관할 수 없는 블루오션이다. 15일 포스코는 우크라이나 철강회사인 '자포리스탈(Zaporizhstal)의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남미에선 경쟁업체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수주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이러한 전략적인 M&A 또는 제철소 건립은 최근 5년간 쌓아온 수익성 호재가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의 현금보유는 7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먼쇼크 이후 이어져온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도 막대한 현금을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포스코는 적절한 상황을 파악해 철강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인 이후 고금리 시대를 대비한다는 전략이 강하다"고 전했다.

4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이어지는 제철소 건립보다 단기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M&A가 더 유리하다는 것도 포스코의 적극적 인수합병 전략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적극적인 해외시장 전략을 수립해 왔다.다만 2008년을 정점으로 관련사업의 답보상태에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글로벌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19일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버핏(79)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해외 CEO포럼서 만났다. 버핏은 포스코의 전략적 M&A에 대해 우려하며 "대우조선 인수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우선 포스코는 규모에 비해 해외사업의 전력이 많지 않다. 이제 막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채비를 시작하고 있다. 재계 순위 손가락 안에 꼽는 기업 가운데 '종합상사'를 계열사로 두지 못한 회사도 포스코가 유일하다.

때문에 시장에 나온 '대우인터내셔널'의 M&A에 유독 관심을 갖고 있다. 포스코로서 유능한 인력과 글로벌 거점을 보유한 대우인터는 탐낼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대우인터를 통해 확대할 글로벌 정책이 마냥 블루오션은 아니다. 대부분의 인수합병 또는 제철소 건립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 대부분이 재정적인 문제보다 현지 정치상황 또는 환경문제 등이 엮여 있다는 점도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관들이다.

우선 태국 '타이녹스(Thainox) 철강'의 인수가 불확실하다. 지난 4월13일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포스코 최종태 사장은 기자와 만나 "타이녹스는 세부사항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 태국 현지의 정치상황도 인수에 걸림돌"이라고 말하고 "6월이면 결론이 나겠지만 현재로선 타이녹스의 인수철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인도 오리사주의 일관제철소 건립과 맞물린 광물채굴권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번엔 현지 여론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인도 자동차시장 확대에 맞춰 일관제철소와 여기에 원재료를 공급할 광물채굴권을 모두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광물채굴권을 얻지 못하고 있다.

◇ 모든 해외 M&A를 돈으로 해결?=지난 1월 IR에서 정준양 회장은 "2월 안에 인도 현지 법원의 판결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포스코-국토부 리튬개발 협약식'에서 기자와 만나 "늦어도 3월 안에는 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으나 이 역시 또 한번 미뤄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해외 진출 경험이 적은 포스코가 동시 다발적인 대규모 M&A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지난 1월 포스코 해외IR 때 정준양 회장과 만나 "대우조선 인수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측면보다는 비경제적인 리스크가 더 우려된다는 분석도 있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공해산업으로 제철소를 짓는 현지 정부를 비롯해 지역주민과의 협의도 풀어야할 숙제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포스코가 해외시장에 나서면서 "얼마면 돼?"를 외치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는 '돈으로 해결 안되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회사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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