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찾는 대기업, 인수 후보기업 유무 따라 '명암'

입력 2010-02-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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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 포스코가 '입질' · 하이닉스, 인수후보 기업 없어...다른 매물 매각 공고 시점도 못 잡아

지난해 말부터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굵직한 알짜배기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M&A 작업이 본격화했지만 기업간 명암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이미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반면 하이닉스는 기업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까지 열었으나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

또 현대건설 등은 올해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앞서 M&A시장에 나온 매물에 대한 매각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1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는 9개 기관으로 구성된 공동매각협의회가 보유한 주식중 발행주식 총수의 '50%+1주' 이상을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도 별도로 떼어내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에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기업은 교보생명 지분까지 확보하게 된다.

관심 있는 투자자는 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 확약서 등을 이달 24일 오후 5시까지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인터내셔널증권 서울지점에 제출하면 된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는 4월 본입찰을 상반기내에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은 캠코가 35.5%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출입은행(11.2%), 산은자산운용 7%, 산업은행(5.2%) 등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외 현대카드와 우리은행, 서울보증보험, 신한은행, 정리금융공사 등의 기관들도 1~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M&A 시장에선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운 포스코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해 "지난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체력을 비축한 만큼 올해 (M&A를) 검토중"이라며 "자원개발과 마케팅에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 입찰때 포스코의 단독 입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유력 인수자로 언급됐던 한화·GS·롯데 등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분위기는 웬만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이 아니고서는 대우인터 등의 대형 인수전에는 뛰어들지 않으려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포스코의 인수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의 적극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과 달리 지난해 효성이 인수를 포기한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인수 희망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지난달 29일 인수 의향서 제출을 마감했지만 인수 희망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채권단은 지난달 13일 이례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하이닉스 채권단이 보유지분(28.07%) 가운데 최저 15% 매각도 가능하며 일부 지분만 인수해도 경영권을 보장하고 인수자금까지 지원하겠다는 '유인책'을 제시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채권단이 물밑 접촉을 시도했던 LG·한화 등 대기업 2~3곳도 묵묵부답했다. 이는 반도체업종 자체가 경기에 민감한 데다 인수한 후에도 꾸준한 시설투자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업들이 부담을 느낀 탓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인수 희망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지분 15%를 제외한 나머지를 블록세일(지분 일괄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매각이 무산되면 블록세일 등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가능성은 더욱 크다.

M&A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입장에선 매물로 나온 하이닉스에 대한 자금부담은 여전히 높다"면서 "자칫 하이닉스 매각이 결국 정책당국의 입맛에 맛는 주인을 구하지 못한 채 표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뿐만 아니다. 덩치 큰 앞차가 움직이지 못하니 뒤차 조차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가 인수를 포기한 대우조선해양을 필두로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 알짜 매물도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으나 채권단이 매각 공고 시점 조차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하이닉스 등 먼저 시장에 나온 매물을 의식해 무리하게 매각작업을 끌고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건설 역시 동종업체인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끝나야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쌍용건설 등 기타 M&A 시장에 나오거나 나올 매물들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살 사람은 없는 상태에서 매물만 쏟아지고 있는데다 올 상반기에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인다"면서 "M&A에 대한 가시적인 그림이나 실제 움직임은 하반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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