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M&A시장 내년엔 살아 날까?

입력 2009-11-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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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편 위한 M&A · 해외기업 선호"

올해 세계 금융위기 파장속에 그 동안 움츠려들었던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이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내년부터는 다시 국내기업들의 M&A 시도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대우인터내셔널·대우건설 등 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서 쏟아져 나온 대형 M&A 딜(deal)이 마무리되면서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다양한 M&A 딜과 아웃바운드 딜(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중심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지난 3분기까지 국내 M&A, 소배재 부문 집중

16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산하의 M&A정보제공업체인 머저마켓(mergermarket)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부문별 M&A 건수중 제조업 및 에너지 유틸리티 분야가 가장 건수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기준으로는 금융서비스 분야의 M&A 규모가 가장 컸다.

올 3분기까지 제조업·화학분야의 M&A 건수는 277건, 규모로는 205억달러 수준이었으며 에너지 부문에서는 204건의 M&A가 일어났고 규모로는 547억달러에 달했다. 금융서비스 분야의 M&A 건수는 178건으로, 규모면으로는 가장 큰 578억달러 수준이었다.

다만 한국에서는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한 경우를 제외하면 소비재 부문의 M&A가 27억달러 규모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월 KT가 KTF를 합병했으며, SK텔레콤이 SK네트웍스의 전용회선사업 및 관련 부대사업을 인수하는 등 소비재 부문이 중심이었다.

김유경 머저마켓 한국사무소장은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M&A 딜중 소비재 부문의 딜 수는 14.3%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30.7%로 가장 큰 규모였다"고 설명했다.

◆대형 매물 줄줄이 대기

효성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하면서 대우건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매물들이 내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대우조선해양이 또 다시 매물로 나온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시기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다음달 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내년부터 재매각 작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다음달 입찰 공고가 있을 예정이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매각을 추진중에 있다. 현대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쌍용건설도 내년에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내년 하반기쯤 시장에 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M&A에 접근하고 있어 쉽게 매각이 진행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석균 산업은행 M&A실 팀장은 "최근 진행되는 하이닉스,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 등 대형 M&A 딜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기업 구조조정 마무리단계의 대형 딜들"이라며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기대 등에 대한 차이가 커서 거래를 종결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 M&A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근본적인 요인은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주력 사업이 기업들에게 '신성장동력'으로써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태양광, 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조선,건설 등 이미 성장동력에 한계가 있는 사업에 수조원씩을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 상황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자금시장이 악화되면서 국내기업들도 보수적으로 M&A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구조 재편 성격의 M&A 집중될 듯

다만 경기가 회복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전략적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M&A딜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대우건설 등 대형 매물이 소화된 이후 내년 상반기 부터는 국내 대기업들이 전략적 필요성에 따라 면밀하게 접근해 다양한 M&A 딜을 소싱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주요 그룹들이 경영합리화 차원의 내부 합병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는 것.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지털이미징,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를 묶었고, LG는 LG텔레콤 등 통신 3사를, SK는 SK네트웍스와 워커힐을 합병하기로 했다.

금융위기 상황과 자금시장 악화로 인해 단순한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확장 전략보다는 내부적으로 전략적 필요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김석균 팀장은 "내년 이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웃바운드 딜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기업들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경험을 쌓고 있어 보다 해외기업 M&A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그룹, LS그룹 등 일부 중견그룹들은 국내보다는 기존 사업을 강화·확장하기 위한 해외 M&A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박성우 삼성증권 IB사업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일본 기업들의 해외기업 M&A가 활발하게 나타났고 올 하반기부터 중국기업들의 해외 M&가 급증하는 모습"이라며 "미국, 유럽에서 활발하게 나타나던 M&A가 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또 "사모펀드(PEF)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형성해 해외기업 인수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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