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화, 케이피케미칼과 합병에 '이상 기류'

입력 2009-10-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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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청구권 행사 폭주…정범식 사장 "일부로 무리하지 않을 것"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에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기존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회사에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을 행사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데다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할 경우 자칫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남석화와 케이피케미칼은 지난 23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최근 양사 주식을 보유한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은 잇따라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주식매수청구에 나설 태세다. 합병 조건에 따르면 합병에 반대하는 두 회사 주주들의 매수청구 총 규모가 20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호남석유와 케이피케미칼의 주식매수청구가는 각각 9만3883원과 8264원. 이에 비해 현 주가(29일 종가)는 8만2000원과 685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보다 각각 14.5%와 20.6% 낮게 형성되어 있다.

우리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등 현재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11개 기관들의 호남석유 주식수는 130만여주. 이들이 모두 주식매수청구를 할 경우 회사측은 1300억여원을 들여 이 주식들을 사줘야 한다.

다른 기관 및 소액주주와 케이피케미칼 주주들의 매수청구까지 더해질 경우 총 매수청구금액은 2000억원을 넘을 수도 있다. 주식매수청구 기간은 11월12일까지다.

합병에 대한 이상기류는 정범식 호남석화 사장에게서도 흘러나왔다. 정 사장은 지난 28일 '화학산업의 날' 행사서 기자와 만나 "(호남석호와 케이피케미칼간) 합병의지는 확고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합병을) 일부로 무리해서 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또 "호남석화나 케이피케미칼의 주식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의 이같은 발언 '합병 연기'를 염두한 것. 그동안 기존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폭주에도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합병을 성사시킨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커지면서 기업가치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석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정 사장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보고받고 상당한 충격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호남석화 안팎에서도 무리하게 합병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호남석화와 케이피케미칼간 합병이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한 자사주 매입 등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치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식매수청구 기간 종료가 얼마 안 남았는데도 경영진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뚜렷한 방안을 못 내놓고 있다"며 합병 무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호남석화는 NCC공장 증설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NCC공장 증설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면서 "증설 규모는 20만t 가량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호남석화가 추진하고 있는 카타르 프로젝트는 여전히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사장은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련해 "우리(호남석화)는 빨리 하고 싶은데 카타르 파트너 측이 자금 조달 등 여러 문제로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11월 카타르측 인사들과 정기모임을 갖는데 거기서 다시한번 의견조율을 해 볼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정 사장은 또 내년도 석유화학 경기에 대해 "확답을 하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올해 경기가 나쁘다고 했지만 결국은 잘 됐다. (중동 등의 물량이 늘었지만) 미국·유럽의 석유화학공장들이 문을 닫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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