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선협회는 국내 건선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치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한 ‘건선 환자들의 치료 현황과 어려움, 신약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건선환자 232명을 대상으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항목으로는 건선 환자들이 겪는 치료 과정에서의 어려움, 치료현황, 기존 치료 옵션 및 신약에 대한 인식 등이 포함됐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비 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피부에 각질과 발진이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환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등 심리적, 사회∙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 된다.
건선 환자들이 응답한 주요 증상 부위는 팔, 다리(75%), 몸(66%), 두피(60%), 손, 발(40%), 얼굴(25%) 등이었으며, 가장 흔한 증상은 각질(90%) 이었다. 이 외에도 가려움증(65%), 피부발진(50%), 수포, 부종(13%)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 주요 원인으로는 가장 크게 피부 병변(90%), 주변 사람들의 시선(71%) 등을 꼽았다. 건선은 면역 질환으로 전염성이 없지만, 외관상 보이는 병변과 시선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 외에도 심리적 불안/우울감(65%), 사회적 활동 제한(55%), 경제적 부담(44%) 등을 삶의 질 저하 원인이라고 답했다.
건선은 실제 환자 수 대비 치료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가 치료를 먼저 시도하거나 민간요법, 보완대체의학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건선협회는 환자 교육, 치료 정보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70%는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치료 기관을 묻는 질문에서 51%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17%는 클리닉(의원)에서 치료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27%는 치료받지 않고 있었으며 4%는 자가치료를 하는 등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도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중증도는 경증 42%, 중등도 18%, 중증 14%로 나타나 환자 약 3명 중 1명은 중등도~중증의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받고 있는 치료로는 생물학적제제가 38%로 가장 많았으며, 국소치료 37%, 광치료 17%, 면역억제제 11%, 경구제 신약 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건선은 평생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으로, 환자마다 형태나 병변의 심한 정도와 합병증의 유무 및 발생 위험이 다르다. 현재 건선의 치료에는 다양한 치료 옵션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며,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나타났다.
건선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낮은 치료 효과(41%)였다. 병원 내원에 따른 시간 부담(28%)이나 부작용(16%)과 더불어 주사에 대한 두려움/불편함(4%), 비용/산정특례(4%), 재발/합병증(4%)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역억제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은 부작용(37%), 불충분한 효과(32%), 복약하기 불편(27%) 등의 어려움을 꼽았으며,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은 높은 비용(53%), 정해진 주사 일정에 맞춰 내원(52%)을 가장 큰 불편함이라고 응답했다.
경구제 신약에 대한 질문에서는 약 9%에서 사용 중(3%)이거나 사용 경험(6%)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2%의 환자들이 경구제 신약 사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복용 편의성이 56%로 가장 높았으며,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효과 43%, 내원 횟수 감소 37%, 합리적 비용 30%,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안전성 20%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구제 신약의 보험 급여 적용 기준에 대해 알고 있는 환자는 5%에 불과했으며, 25%가 들어 본 적은 있으나 자세히 알지 못하고 70%가 잘 모른다고 답변해 아직 치료제 급여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자들의 질환 정보 획득 경로로는 협회가 운영하는 환자 커뮤니티가 60%로 가장 높았으며, 뉴스 기사(35%)나 유튜브(16%), 블로그(12%) 등 주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의료진(26%)이나 오프라인 모임(10%), 지인(7%)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도 정보를 습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필요한 정보로는 신약 정보(79%)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병원/의료진 정보(44%), 약제 급여 정보(44%) 등 실제 치료에 관련해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기 한국건선협회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건선 환자들이 신체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여전히 현재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등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며, 신약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건선협회는 건선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치료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건선 환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질환 인식 개선 활동과 더불어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한국건선협회는 세계 건선의 날을 기념해 지난 10월 28일 ‘한국건선협회 창립 25주년 기념식 및 세계 건선의 날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건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를 목적으로 진행한 행사에서는 건선 환자 희망 사진전 개막식, 건선 토크쇼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