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주 예산, 미국 0.9% 수준…‘선택과 집중’ 필요”

입력 2024-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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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비 우주예산 규모 0.86% 불과
위성통신 산업 발전에 역량 집중 필요

▲주요국 우주예산 규모 및 국내총생산 대비 우주예산 비중.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주요국 우주예산 규모 및 국내총생산 대비 우주예산 비중.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우리나라의 우주 예산 규모가 글로벌 우주 강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한정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우주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우주항공산업 발전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곽신웅 국민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우주산업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주예산 규모가 작고, 위성체 및 발사체 관련 핵심 기술 수준도 미국, 일본,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2022년 기준 미국의 우주 예산은 695억 달러, 중국은 161억 달러, 러시아는 37억 달러, 일본은 31억 달러인 데 비해 한국의 우주 예산은 6억 달러(미국의 0.86%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주 예산의 비중도 우리나라는 0.033%로 주요국(미국 0.278%, 러시아 0.147%, 일본 0.095%, 중국 0.088%)과의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우주관측센싱 기술 수준은 미국(100%)과 비교하면 65.0%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연합ㆍEU(92.5%), 일본(81.0%), 중국(80.0%)보다 기술 수준이 낮다. 그리고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인 대형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기술 수준도 미국(100%)에 비해 55.0% 수준에 불과하고 중국(86.0%), 일본(82.5%), EU(80.0%) 등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한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우주 선진국들이 추진하는 모든 영역을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우주 역량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우주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우주산업에서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지상장비 △위성통신 서비스 등 위성통신 산업을 최우선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로 제시했다.

그는 “우선 IT 제조 강국의 역량을 바탕으로 단말기, 관제ㆍ수신 장비 등 지상장비 시장을 육성하고, 인공위성 제작 단가를 낮추는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규모가 큰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에 주력해야 한다”며 “수백 대 이상의 위성을 관제하고 수만 장 이상의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위성용 인공지능(AI) 신기술 개발, 대용량 위성영상의 다운로드 속도를 빠르게 하는 등 궤도 상 정보처리 기술 고도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첨단항공인 미래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 산업에 대한 발전방안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AAM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AAM 시장이 중국에 의해 잠식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 화재 위험성은 낮은 배터리 개발,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추진 기술과 기체 중량을 줄여주는 복합재 및 소음저감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AAM 기술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다인승 AAM 기체 개발이 시급하다.

우주 예산과 관련해서는 경제력의 한계로 많은 예산을 당장 투입하기는 어렵지만 2027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최소한 연 1조5000억 원의 우주 예산을 확보해 우주 강대국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곽 교수는 “미국의 경우 민간 우주기업의 혁신으로 우주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민간 우주기업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국책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을 민간으로 파격적으로 이전하고, 우주개발을 국책연구소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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