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에 보험료 폭탄'…연금개혁 논의에 청년들도 목소리 키운다

입력 2024-11-18 14:22 수정 2024-11-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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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개 청년단체 '연금개혁청년행동'으로 뭉쳐…재정안정 전문가 모임에도 청년층 참여

▲연금개혁청년행동(연금청년행동)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2일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연금개혁청년행동)
▲연금개혁청년행동(연금청년행동)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2일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연금개혁청년행동)

연금개혁 논의에서 청년 세대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 등 기성 세대가 주도하는 연금개혁은 미래세대의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최근 연금개혁 논의와 관련해 활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단체는 연금개혁청년행동(연금청년행동)이다. 손영광 공동대표(울산대 전기공학부 교수)가 주도하는 연금청년행동은 20여 개 청년단체의 연대체다. 현재 조직 체계화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단체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손 대표는 1991년생으로 30대다. 그는 18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러 청년단체에서 공동대표 형태로 연금청년행동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대학 총학생회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연금청년행동 참여 의사를 밝힌 총학은 한 곳이며, 두 곳과는 아직 협의 단계다.

연금청년행동은 연금행동이 주도하는 소득대체율 상향형 연금개혁에 반대한다. 참여연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의 연합체인 연금행동의 주요 구성원은 ‘대기업, 정규직, 50대’로 요약된다. 소득대체율 상향을 주장하면서 지출 통제를 위한 자동조정장치 도입에는 반대한다. 보험료율 인상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보험료율을 높여도 50대 가입자들의 남은 가입 기간은 10년 미만이다.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부담보다 소득대체율 상향과 자동조정장치 미도입에 따른 혜택이 더 크다.

반면 청년세대는 앞으로 20~40년간 오른 보험료율을 내야 한다. 특히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면 국민연금 적립금이 소진된다. 이들은 적립금 소진이 임박해 소득대체율을 낮추거나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해당 시기 청년세대에 약탈적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 청년들이 연금개혁 논의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만 해도 저기여·고급여에 따른 미적립 부채가 1800조 원 이상 쌓여있다. 미적립 부채는 지출이 예상되는 연금급여 총액에서 현재까지 걷혔거나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료 수입 총액을 뺀 값으로 잠재적 ‘빚’이다.

빚 없이 소득대체율 40% 유지를 위해 필요한 보험료율(수지균형 보험료율)은 19.7%(현행 9%)다. 연금행동 주장대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상향하면 수지균형 보험료율은 약 24.6%가 된다.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해도 보험료율과 수지균형 보험료율 간 격차가 9.7%포인트(p)에서 11.6%p로 확대되는 것이다. 당장은 보험료율 인상 효과로 적립금이 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연금급여 지출과 미적립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 미래 세대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최근 연금개혁 논의에 관한 청년층의 분노는 청년연금행동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잘 드러난다. 당시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1.3%가 연금 폐지론에 찬성했는데, 20대 이하와 30대는 이 비율이 각각 45.7%, 48.3%에 달했다.

손 대표는 “사실 나는 전공자가 아니지만, 공론화 과정을 자료로 보면서 많이 놀랐다”며 “누구라도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금청년행동은 지난달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과 공동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조만간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여기에 재정안정 측 연금전문가 단체인 연금연구회에도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금연구회 청년 세대 대표로 참여 중인 김규찬(29·남) 회원은 “일부 정치인과 기성 세대가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눈앞의 고갈에도 소득대체율을 올리려는 모습은 청년들의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청년 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금개혁과 같이 가시적인 문제에 대해서라도 직접 부딪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금연구회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개별적으로 독서모임, 토론회 등을 운영하면서 청년들과 연금개혁 등 사회문제에 관한 문제의식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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