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4년간 미ㆍ중 관계 안정 유지” 자평
한반도 긴장 놓고 미묘한 신경전
대만 문제는 끝까지 평행선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시 주석은 먼저 트럼프 2기 출범과 관련해 “중국은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해 소통을 유지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관계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됐다”며 “중국과 미국의 안정적인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인류 미래와 운명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지도자가 항상 동의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논의는 언제나 솔직했다”며 “4년 동안 미·중 관계는 흥망성쇠를 겪었지만, 우리 두 사람이 지휘하면서 유익한 대화와 협력 등 전반적으로 안정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두 정상은 바이든 행정부가 펼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비롯한 무역 분쟁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놨다.
시 주석은 “한쪽이 다른 쪽을 적대자로 여기면 양국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을 수 있고 심지어 퇴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국 간 경쟁이 시대의 기본 논리가 돼선 안 된다”며 “대규모 과학기술 혁명에서 디커플링이나 공급망 붕괴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만이 공동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마당을 좁히고 울타리를 높이는 것은 주요국이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지금의 경쟁이 충돌로 치닫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 그것은 우리들의 책임”이라며 “우린 4년 동안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미묘하게 다른 태도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갈등을 확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되는 것은 이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대북) 영향력을 이용해 더 많은 북한군이 투입돼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안보와 핵심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 해결에 나서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중국이 손해 보는 전략은 펼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대만에 대해선 평행선을 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의 군사 활동을 통해 불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대만의 분리주의 활동이 양안의 평화나 안정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 문제,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 경로와 시스템 유지, 개발 이익은 도전받아선 안 될 중국의 4대 레드라인”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