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내년 세계경제 3.0% 성장 전망..."트럼피즘에 주요국 성장 격차 심화"

입력 2024-11-14 14:00 수정 2024-11-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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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2025년 세계경제 전망' 기자 간담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민트 힐(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민트 힐(미국)/AP연합뉴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중국 경제 성장 충격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KIEP는 14일 '2025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 3.2%보다 0.2%p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3.1%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시욱 KIEP 원장은 "미국 대선 결과로 앞으로의 국제 경제 여건의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이미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주가와 국채금리, 달러화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의 주가와 통화 가치는 하락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 전망은)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추진이 세계 교역과 투자를 저해하는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년 세계 경제 흐름 변곡점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있다. KIEP는 내년에 미국의 상대적 성장 우위가 지속하면서 주요 선진국의 경제 성장 격차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내년에 2.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애초 전망치보다 0.4%p 상향 조정했다.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인상, 세제 개편 등 정책 방향 전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겠지만 감세 조치가 빠르게 시행돼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유로 지역의 내년 성장률은 1.3%로 미미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성장에 제약이 있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처럼 무역 마찰 이슈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봤다.

일본은 수출 감소와 기업실적 둔화가 예상되면서 올해의 기저효과, 새 내각의 경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IEP는 주요 신흥국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거리,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각기 다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4.1%로 종전보다 0.4%p 낮춰 잡았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발생할 추가 관세 도입, 대중 제재 등이 중국 경제성장률을 상승을 저해할 것으로 봤다.

인도는 6.8%로 전망했다. 트럼프 신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나 보호무역주의가 인도의 내년 경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공급망 재편, 유가 하락 등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종전 전망치보다 0.1%p 상승한 1.7%, 브라질은 종전보다 0.2% 낮은 2.0%로 전망했다.

KIEP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데다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세계 경제 환경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자국 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심화 △대내외 악재에 따른 중국 경제 성장 충격 △통화정책 전환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실질 부채 부담 증가 등을 꼽았다.

우선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할 전망이다. 트럼프뿐 아니라 신행정부 인사들 모두 대중국 강경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주요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 등이 광범위하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동맹국에 대한 통상 압력도 높아지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강도는 1기 때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게 KIEP 전망이다.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 미국의 추가적인 대응 관세 인상, 전면적인 무역 전쟁 발발 등 글로벌 성장과 투자, 교역에 큰 타격을 줄 조치들의 도입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KIEP는 "대중 관세율이 현행보다 더 높게 설정되고 동맹국을 포함한 광범위한 수입 규제가 도입되면 중국과 주요국들의 보복 조치로 세계 교역은 급락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대내외 악재에 따른 중국 경제 성장 충격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중국경제는 대내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의 구조적 위험이 있다. KIEP는 "외국인직접투자 감소,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중 견제 확대까지 예상된다"며 "최근 대규모 부양책과 경기 안정화 조치 발표에도 향후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중국은 경기부양책에 따라 구조개혁이 지연되고 있어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IEP는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생산성 향상 약화 등 중국의 내부적인 이슈와 함께 미국의 대중 견제에 따른 교역 부문에서의 타격까지 더해지면 성장률 급락과 금융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무역·금융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화정책 전환기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되고 실질 부채 부담이 증가하는 점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되면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KIEP는 "금리 인하가 진행되고 있으나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 이자율은 여전히 높아 실질 부채 부담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은 자본 유출입에 취약한 신흥국들에서 금융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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