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오류고 앞, 자녀 응원차 가족들 방문해
4차로 통제해 ‘지각 수험생 막기 대작전’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시작된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오류고등학교 앞에서는 수험생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응원 같은 왁자지껄한 응원 문화는 사라졌지만 부모님, 형제 등 가족들의 응원을 받은 수험생들은 하나둘 교문을 통과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족이 많아지며 반려견들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가족들도 보였다.
이날 오류고에는 입장 가능 시간인 6시 30분 이후로 수험생과 가족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능 시기에 이어지던 ‘수능 한파’가 없이 아침부터 10도 내외의 온도를 보이며 수험생 대부분이 두껍지 않은 옷을 입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지난해에 이어 ‘노 마스크’ 수능이 치러지며 마스크를 쓴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수능을 치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엿보였다. 다만 곧 수능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설렘도 동시에 느껴졌다.
교문에 들어서기 전 수험생의 가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수험생인 딸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한 학부모는 “딸이 수능 준비로 많이 고생했다”며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고 오라는 말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진한 포옹을 나눈 뒤 입장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반려견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은 입실 전 마지막으로 반려견을 꼭 끌어안기도 했다.
입실 마감 시간인 8시 10분이 다가오며 수험생들의 발길이 점차 줄었다. 수험생 대부분이 부모님과 함께 여유를 갖고 학교에 도착해 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수험생은 지각 입실을 앞두고 경찰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제때 입실에 성공했다.
입실 마감 3분 전 정문 인근에서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반대 차선에서 달려오던 경찰차를 확인한 교통경찰은 즉시 학교 앞 4차로 도로를 막아섰다. 곧 경찰차가 중앙선을 넘어 고등학교 앞에 무사히 정차하며 수험생이 늦지 않게 입실을 마쳤다.
마찬가지로 8시 10분경 반대 차선에 내린 한 학생은 교통경찰 도로 통제의 도움을 받아 40m가량 떨어진 횡단보도 대시 최단거리로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러 차례 통제가 이어졌지만 모든 시민이 경적 한번 울리지 않고 통제에 따라주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도 공무용 차량을 활용해 무료로 수험생을 수험장까지 데려다주는 등 수험생의 이동 지원을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이뤄졌다.
입실 시간이 지나자 정문 앞이 한산해졌다. 그러나 몇몇 학부모들은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학교 안을 들여다보거나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며 걱정되는 마음을 다잡았다.
가장 늦게 정문을 떠난 한 학부모는 “딸이 조금 전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걱정되기도 하고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어서 학교 앞을 떠나지 못했다”며 “평소 하던 대로 시험을 잘 보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