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주문 혹은 압박…이통3사ㆍ유상임 장관 첫 회동

입력 2024-11-13 18:17 수정 2024-11-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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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장관 "가계통신비 인하…통신 시장 과점 시대적 과제"
통신사 "단말기 가격이 높아…공정위 과징금 문제 나서달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동통신 3사 대표와 취임 후 첫 만남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유상임 장관, 김영섭 KT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동통신 3사 대표와 취임 후 첫 만남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유상임 장관, 김영섭 KT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이동통신 3사 대표를 만났다. 장관 취임 이후 첫 회동이다. 유상임 장관은 가계 통신비 인하 및 알뜰폰 시장 구조 개선 등을 주문했고, 이통3사는 공정위 조사에 과기정통부가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유상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통신비 부담 완화, 불법 스팸 근절, 인공지능(AI) 등 업계 현안이 논의됐다.

이동통신 3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인 판매장려금 담합 과징금에 대해 과기정통부의 대응을 요청했다. 공정위가 최대 5조 5000억 원의 과징금 조치 의견을 정한 가운데, 이통3사는 단통법 시행 후 방통위 행정 지도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유 장관은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는 충분히 (공정위 조사에 대한 통신3사의 의견을) 잘 들었고 이해가 많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민관이 같이 협조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통신 3사가 추가 건의 사항을 논의할 때, CEO분들이 해당 문제의 불확실성이 통신 업계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부연했다.

유 장관은 "오늘날 통신 업계는 여러 가지 국민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가계통신비 인하 및 시장 경쟁 촉진 등을 주문했다. 먼저 LTE-5G 요금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통신3사는 5G보다 비싼 LTE 요금제의 가입을 연내 중단하기로 했다. 또 KT는 내년 1분기까지 LTE-5G 통합 요금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정산시스템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통합 요금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통신3사는 선택 약정 제도 미가입자가 많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제도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선택 약정 제도는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은 이들에게 25% 요금을 할인하는 제도인데, 미가입자가 1230만 명에 달한다.

류제명 실장은 "통신사에서도 (선택 약정 가입자가 적은) 발생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토론 과정에서 통신비 부담과 관련해 단말기 문제나 통신사가 직접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단말기 가격이 높아지며 통신사의 노력만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어렵다는 제언이다.

과기정통부, 연내 알뜰폰 경쟁력 강화 정책 발표

이날 간담회에서는 알뜰폰 관련 현안도 논의됐다. 류제명 실장은 "알뜰폰이 경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통 자회사 시장 구조 개선에도 협력하기로 했고, 도매대가 인하 등에도 (통신 3사가)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쟁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간담회 직후,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어떻게 알뜰폰과 도매대가 협상에 나설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간담회에서 얘기했으니 백브리핑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브리핑에 나선 류제명 실장은 :이통3사 자회사 중심의 시장 구조를 완화시켜 나가는 부분에 공감대가 있었다는 정도로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연내 제4이통 관련 정책을 정리해나가면서 구체적으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대책을 알려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도규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과 류제명 과기부 실장이 배석했지만, 통신 3사에서는 실무자가 배석하지 않았다. 지난주 이뤄진 플랫폼 업계와의 간담회와 달리 실무자가 빠져 통신사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 장관은 실제로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날 통신 업계는 여러 가지 국민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면서"(통신 시장) 과점 구조가 장기간 고착화된 상황에서 시장의 전반적인 경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정체된 경쟁을 혁신하는 노력 또한 시대적인 과제"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류제명 실장은 "플랫폼 기업 간담회 때는 실무자들이 각사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세션이 있었기에 배석을 한 것"이라면서 "각사들과 실무적으로 충분히 소통하면서 간담회를 준비해왔다"면서 해당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늘어난 불법 스팸 근절 문제도 논의됐다. 유 장관은 통신 3사에 특히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새 번호나 장기 미사용 번호를 우선으로 부여하도록 협조를 요구했다. 통신 3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AI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통신 3사에서는 수도권 규제나 전력 문제로 AI 인프라 투자에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과기정통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건의했다.

유 장관은 올해 안에 AI 기본법 통과될 지 가능성에 대해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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