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당이 수습 안 되면 포기하고 더불어민주당과 협상해 나라를 정상화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 개최한 정기포럼 기조 강연자로 참석해 “요즘 하는 것을 보니까 내년 초 되면 식물정부가 되겠다. 그래서 한 달 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며 윤 대통령과의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에게 “전부 싹 바꾸라고 했다”며 “대통령실에도 쓸 데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전부 바꿔서 새해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108석이 뭉치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고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집권당이 점점 몰락한다”며 “탄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러나야 할 정부로 국민들에게 낙인이 찍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잘못하면 엄밀하게 정부와 통로를 개설하고 고치게 해야지, 언론에 툭 던지고 무책임하게 갈등을 부추기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이나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을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당정 갈등이 불거졌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포럼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당이 108석 갖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갈등만 일으키면 그 당하고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를 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렇게 할 바에 민주당하고 같이한다. 그렇지 않나.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지금 정부에서 정부조직법을 개편하려는데 국회에서 되나. 여당의 역할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홍 시장을 차기 총리로 하자는 말이 있다’라는 질문엔 “대구시의 일이 남았다”고 답했다. 그는 “2017년 (내가) 경남지사 때 당 지지율이 4%였다. 당시 대선 후보가 없었고, 당을 살리려고 중간에 올라왔는데 그때 내가 잘못했다”며 “(당이) 해체되도록 놔뒀어야 했다. 새롭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그 뒤에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용병이다. 용병들이 들어와서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용병으로 들어와 정권 교체를 해줬으니까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대상”이라며 “그런데 나머지는 당에 분란만 일으킨다. 용병이 들어와서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