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1위 ‘경영권 분쟁’ 티웨이홀딩스…삼성전자 제쳐
‘트럼프 테마’ 일신석재…10월 이후 투자경고 지정 25곳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주도주마저 힘을 쓰지 못하자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8일부터 이달 8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 상장사 티웨이홀딩스(5억5872만 주)로 나타났다. 2위는 삼성전자(5억5468만 주)였다.
대명소노시즌(5억1687만 주), 티웨이항공(5억1666만 주) 등도 그 뒤를 이었다.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과 대명소노시즌은 경영권 분쟁 우려가 불거지며 거래량이 뛴 것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예림당은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과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래량 상위 8위에 오른 일신석재(3억9291만주)는 ‘트럼프 테마주’라는 점이 부각했다. 일신석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북미 정상회담 관련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이는 삼부토건(3억6547만 주), SG(3억6046만 주) 역시 트럼프 행정부 시대를 앞두고 주목을 받았다.
반면 업종별 대표 종목이 대거 포진된 10대 그룹(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한화·GS·HD현대·신세계) 관련주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거래량 상위 50위 내에 든 주요 그룹사 종목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1억3090만 주), 삼성중공업(1억583만 주) 등에 그쳤다.
단타 매매에 따른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며 시장경보 종목도 속속 지정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국내 상장사는 총 25곳이다. 이 중 코스닥 기업이 19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기업 10~20곳이 매달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는 흐름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락하거나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투자경고를 포함한 시장경보를 조치하고 있다.
증권가는 국내외 거시경제 환경이 한국에 긍정적 방향으로 선회하지 않는 한 국내 증시가 활력을 되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테마 장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내재화로 인한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성 감소는 중장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급, 범용제품을 둘러싼 우려 등 의구심을 받는 점도 국내 주식시장 초대형주 중장기 부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을 필요로 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