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반환점(10일)을 앞둔 7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서 향후 남은 임기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 문제와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와 관련한 의혹 역시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자회견을 '하고 싶은 얘기'와 함께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하는 자리로 만들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는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같은 내용의 공지를 전날 늦은 밤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담화 및 기자회견은 당초 미국 대선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을 감안해 이달 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지율 하락과 민심 악화 등을 고려해 일정을 크게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연이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 여사에 대한 부정여론이 지속해서 반영돼온 데다 지난주 불거진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록 논란이 더해져 하방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통령실 내부에선 침묵과 방어적인 대응보다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데 대한 논란, 대국민 사과 등 종합세트 성격을 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요구안 역시 이번 일정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담화에서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서 향후 남은 임기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4대 개혁(연금·의료·교·노동개혁)의 성과와 의지, 미국 대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당정 갈등 등 다양한 메시지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은 윤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을 통해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메시지를 내놓을지냐다. 그간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 8월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앞에 섰지만 전향적인 메시지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음 내용 등 한 사안에 대한 질문이 반복적으로 나오더라도 이를 피하지 않고, 의혹이 풀릴 때까지 소상히 답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하고 싶은 얘기와 함께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할 것으로 전해진다.
형식도 달라진다. 지난 8월 회견 당시엔 효율적인 흐름과 집중도를 위해 경제, 사회, 외교 등 분야를 나눠 질문을 받았지만 이번엔 제한 없이 자유롭게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시간제한 역시 두지 않는 쪽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의혹 해소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