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도요다 회장, 공식 석상서 첫 만남
이재용·조현범 회장도 행사 참석
“미래성장동력 FCV서 접점 확대할 수도”
양사는 이날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양사의 고성능 양산차와 경주차 등을 선보여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이 참석했다. 글로벌 1, 3위 완성차업체 수장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수장은 도요타 회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정 회장은 조수석에 앉아 경주차를 직접 모는 ‘스페셜 쇼런’도 선보였다.
정 회장과 도요다 회장은 주행을 마치고 함께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환호하는 관중에게 인사했다.
정 회장은 "도요타와 함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계속 도전해 더 많은 분들이 자동차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요다 회장은 “사랑해요”라고 한국어 인사를 건넨 뒤 “도요타와 현대차가 함께 손잡고 더 나은 사회, 그리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 그룹) 회장도 참가하는 등 이번 행사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닛케이는 “그간 접점이 많지 않았던 두 회사가 이번 모터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양사 모두 미래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수소 분야에서 접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소연료전지차(FCV)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차와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차(FCV) 저변 확대를 위해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FCV 전 세계 판매에서 현대차는 34.7%(5012대)로 1위를, 도요타는 26.6%(3839대)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다만 FCV 전체 판매가 2022년 대비 30% 감소하는 등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기술적 한계가 FCV 보급 확대를 가로막는 요소로 꼽힌다. 6000만 원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도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필요성이 대두됐다. 전기차는 물론 FCV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양사의 협업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닛케이는 “양사 모두 FCV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며 다른 경쟁사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9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는데, 여기에는 FCV 기술 개발도 포함됐다. 도요타도 같은 달 독일 BMW와 FCV 분야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