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실적에 적잖은 타격 불가피
퀄컴 “법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시도” 반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반도체 설계 업체 영국 Arm(암)이 핵심 고객사인 퀄컴에 일방적으로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양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RM은 퀄컴에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신 60일간의 유예 기간을 뒀다. 이에 따라 퀄컴은 계약 파기가 시행되는 60일 이후부터는 ARM이 보유한 칩 라이선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퀄컴은 ARM 기반 모바일 칩셋의 최대 공급사다. 그간 퀄컴이 해당 라이선스에 근거해 ARM의 반도체 설계를 활용해 반도체를 생산해왔던 만큼 이번 ARM의 해지 통보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라이선스가 공식 취소가 시행되면 퀄컴이 약 390억 달러의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RM 입장에서도 퀄컴이 내는 라이선스 수수료 수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ARM은 2022년 퀄컴을 계약 위반과 상표권 침해로 제소했다. 퀄컴이 신생 반도체 업체 누비아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가 가진 ARM의 라이선스에 대해 ARM의 허가를 받지 않고 퀄컴으로 이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퀄컴은 기존 계약이 누비아의 활동을 포함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법적 분쟁에도 그간 두 회사는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ARM의 이번 라이선스 취소 통보는 양사의 법적 분쟁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해당 보도에 ARM은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퀄컴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법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ARM의) 시도로 보이며 계약 해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우리는 ARM과의 계약에 따른 퀄컴의 권리가 확인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