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서 수도권 편중과 성별 다양성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사진> 의원(광주 동남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벤처투자회사 소속 투자심사역 수는 1250명에서 1754명으로 증가했으나, 이 중 90% 이상이 서울과 경기에 몰려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서울에만 1548명의 심사역이 집중된 반면, 부산(20명), 대구(28명), 광주(9명) 등 비수도권 지방은 투자심사역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 의원은 “벤처투자회사와 투자심사역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지방 벤처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유치의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의 혁신 기업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투자 지원을 받지 못해 지역 간 경제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투자자들과의 물리적 거리로 인한 네트워킹 기회 부족과 투자 접근성의 한계는 지역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지방의 스타트업들이 자본 부족으로 혁신 기회를 상실하지 않도록 지방 투자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별 편중 문제 또한 심각하다. 최근 5년간 투자심사역 중 여성의 비율은 2020년 14%에서 2024년 15%로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의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8월 말 기준 전체 1754명 중 여성 투자심사역은 270명에 불과하다.
정 의원은 “투자심사역의 성별 불균형은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반영한 의사결정이 제한됨으로써 균형 있는 투자가 어려운 구조”라며 “성별 다양성은 기업의 역량을 넓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중요한 자산인 만큼, 여성 심사역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