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고차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라면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경차 등은 피하거나 구매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30세대의 중고차 관심이 경차·소형차 등 가성비 차종 중심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 차종의 가격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케이카에 따르면 10월에는 경차의 시세가 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경차는 첫차를 많이 구매하는 시기인 연초에 수요가 높은 차종이지만 최근 위축된 소비심리로 인해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경차 모델인 △쉐보레 더 뉴 스파크(5.9%) △기아 레이(3.7%) 등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고 △현대 LF 쏘나타 하이브리드(2.4%) △기아 K5 2세대(2.2%) △현대 LF쏘나타(1.9%) 등 100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는 차량들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단종된 기아의 모하비 더 마스터의 시세도 2.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하비는 국내 동급 유일의 V6 3000cc 엔진으로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모델이지만, 배출가스 규제와 전동화 흐름에 따라 단종됐다. 캠핑과 카라반 견인 등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겐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중고차로 수요가 몰린 것이란 분석이다.
케이카 PM팀 조은형 애널리스트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경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시장 전반적으로 경차의 회전율이 눈에 띄고 있다”며 “경차뿐만 아니라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사이 가성비 높은 인기 차량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2030세대의 중고차 관심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경기 침체 등으로 과거 과감한 지출을 지향하던 욜로(YOLO·You Live Only Once)의 시대가 저물고 요노(YONO·You Need Only One) 트렌드가 부상한 결과다.
엔카닷컴이 1~8월 2030세대의 중고차 구매 문의와 조회 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구매 문의는 전체 세대 비중의 절반이 넘는 54.4%를 차지했다. 이 기간 20대 구매문의 비중은 작년 동기 대비 18.9%에서 20.8%로 증가했다. 30대는 36.1%에서 33.6%로 조금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성별과 무관하게 1000만~2000만 원 미만 가격대의 중고차를 가장 많이 조회하고 문의했다. 다만 금액대에서 남성은 2000만~3000만 원 미만, 여성은 1000만 원 미만 차량에 관한 관심이 가장 높아 남녀 차이가 드러났다.
2030세대 여성은 조회 수와 구매 문의 단계 모두 준중형 세단과 소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현대 아반떼(CN7)가 가장 많이 조회된 차량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현대 캐스퍼가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 베뉴, 기아 올 뉴 K3, 현대 코나가 순차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구매 문의 1~5위는 현대 캐스퍼, 현대 아반떼(CN7), 기아 더 뉴 레이, 현대 코나, 현대 베뉴 순이었다.
2030세대 남성은 초기에는 중형 세단과 수입차에 관한 관심이 높았지만, 구매 문의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이 많았다. 조회 수 1, 2위는 현대 그랜저 IG와 LF 쏘나타였고, 이 외 현대 아반떼(CN7), 기아 올 뉴 K7, BMW 3시리즈(F30), 5시리즈(F10)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구매 문의의 경우 1, 2위가 현대 그랜저 IG와 LF 쏘나타인 점은 같았으나, 이후 순위에서는 현대 아반떼(AD, CN7 모델), 쏘나타(DN8)와 캐스퍼, 기아 올 뉴 K7, 더 뉴 레이 등의 모델들이 상위권에 들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요노족을 포함한 2030 세대는 중고차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들의 실용적이고 가성비 높은 소비패턴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 요노 트렌드가 지속해서 중고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