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에 “기술 유출말 것”…현지 공장 증가에 우려

입력 2024-09-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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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다운 키트 등 조립식 수출 권장
“외국인 투자 맹목적으로 믿지 말 것”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의 한 선박에 6일 수출을 위한 자동차들이 선적돼 있다. 옌타이(중국)/AP뉴시스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의 한 선박에 6일 수출을 위한 자동차들이 선적돼 있다. 옌타이(중국)/AP뉴시스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기술 유출 방지’를 당부했다. 중국 기업들이 서방국 관세를 피해 해외에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면서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녹다운 키트’를 활용해 전기차를 해외 공장에 수출할 것을 요청했다. 녹다운 키트는 차량의 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한 다음 최종 조립을 위해 해외 공장에 보내는 방식이다. 최근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를 비롯한 체리자동차 등이 스페인, 태국, 헝가리 등에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자 정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앞서 7월 중국 상무부는 12개 이상의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회의를 주재하고 “중국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ㆍ터키 등에 관련 투자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경고했다. 이 조치에 따라 해당 국가에 투자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상무부와 중국 대사관에 신고해야 한다.

또 상무부는 회의에서 “현지 공장 건설을 요청하는 국가는 대개 중국 자동차에 무역장벽을 고려 중인 국가”라고 언급하며 “외국 정부의 투자 요청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국의 봉쇄 조치가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새로운 글로벌 고객 유치에 힘쓰지 못해 내수 판매 부진을 상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부양을 기대한 국가들의 투자 유치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해 유럽연합(EU) 지역 등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그러나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통상담당 집행부 부위원장은 “원산지 규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가 EU에서 창출될지 의문”이라며 “단순히 조립 공장인지 자동차 제조 공장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전했다.

BYD와 만리장성자동차는 거세지는 관세 압박에 브라질로 눈을 돌렸다. 두 기업은 브라질 현지에서 조달하는 부품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은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통하는 중요한 관문이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관세로 인근 국가에 수출할 수 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인상을 발표한했다. 이어 EU와 캐나다 등도 미국의 움직임에 발맞춰 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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