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대란, 의료진 개인 법적 책임 위험성 감소가 우선"

입력 2024-09-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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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대란이 이어진 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뉴시스)
▲응급실 대란이 이어진 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뉴시스)

의료대란 중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응급실 대란까지 초래된 가운데,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이 "의료인의 법적 위험성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8개월 여아가 응급실 11곳에서 이송 거부를 당해 한 달째 의식 불명에 빠진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응급 소아 진료의 차질은 10년 이상 된 일"이라며 그 원인으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을 지목했다. 이어 "당시 치료 결과에 대해 의료진 구속이라는 초강수를 뒀고, 문제 발생 시 (개인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의료진 사이에 퍼지게 됐다"며 "응급치료와 최종치료는 분명히 나눠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응급처치가 가능한 상황임에도 최종 처치를 하지 못했을 때의 책임이 따른다는 사인을 정부와 법원이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치료만 하고 최종치료가 안 되는 상황에서 누구도 소아 환자를 선뜻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응급실 뺑뺑이'에 대해 "언론 등이 응급실에 (환자) 미수용의 책임 묻기를 강조하는 말"이라고 불쾌감을 표하며 미수용의 원인으로 '배후 진료의 부족'과 '응급실 과밀화'를 꼽았다. 그는 "응급실은 병원에 들어오는 관문일 뿐"이라며 "응급실은 급히 수술이 필요하다는 식의 연락을 받는다. 그럼 응급실의 응급진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 거고, 병원이 확인 후 상황이 되지 않으면 거절하게 되는 거다"고 했다. 이어 "응급실에 의료진이나 침대가 없는 상황이 많다. 빅5 병원은 서 있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마비된, 여력이 없어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응급의료기관의 병상은 5918개로, 2월 첫째 주 6069개에 비해 가동률이 97.5%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이를 두고 "정부의 숫자 조작, 국민 기만"이라며 "응급실의 병상수는 중요한 게 아니다. 원래 응급실의 병상은 비어있고, 그래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국의 응급의료기관 408개 중 300개는 원래 전공의 없이 전문의만 근무하는 병원이다. (그곳에서는) 병상을 축소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환자만 늘어난 상태"라며 "(정부에서) 모수를 408개로 잡는 것 자체가 틀렸다. 현재 문제가 되는 곳은 교육수련병원 100개 정도고, 나머지는 문제없이 많은 환자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4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인터뷰에서 "본인이 전화해서 중증도를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경증, 의식불명이거나 스스로 뭔가 할 수 없는 마비 상태 등이 중증"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이 회장은 "일반인의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증과 중증을 구분하는 것에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두 가지를 엄격히 구분하려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며 "경증과 중증을 나눠 중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은 돈을 아끼고자 하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추석 연휴에 응급실 대란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정부는 군의관 등 보강 인력을 긴급 투입했다. 이 회장은 이에 "응급실 측면에서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이전에도 군의관이 온 적 있었지만 효과적이지 않았다. 전문성과 숙련도가 중시되는 현장에 단기간 비숙련 인원이 투입된다고 해서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전히 전공의 복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고,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제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는다. 현재의 의료 붕괴를 빨리 해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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