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 4차 산업혁명 시대 ‘치유의 본질’

입력 2024-09-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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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지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든 뇌 질환은 완치가 어렵다. 우리 인간 모두는 나이가 듦에 따라 기억력과 같은 뇌기능이 감소하고, 인생 전반에 걸쳐서 뇌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본과 3학년 때 정신건강의학과 실습을 돌았는데, 폐쇄병동에서 환자분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많은 환자분들이 수십 년간 입원-퇴원-재활-재입원을 반복하는 것을 보았다. 정신과 약을 먹으면 많이 까라지면서 증상이 완화되고 일시적으로 조절될 뿐이었다.

우울증 환자에 대한 약도 어떤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고, 일부에서는 효과가 없었다. 물론 의학의 도움을 받으면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오래된 마음과 생각의 상처, 습관, 중독, 무능, 가정문제 등이 각인된 환자들에게서 오직 의학만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일어나는 것을 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완치가 없는 현장이다.

뇌에 칩 이식해 질병과 장애 치유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들이 무엇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오픈AI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끈 기업들이다. 이 기업의 CEO들이 최근 뇌에 칩을 심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뉴럴링크(Neuralink)는 일론 머스크가 2016년에 설립한 회사로, 뇌에 칩을 이식하여 뇌의 전기신호를 감지하여 뇌 활동을 기록하고 자극해서 질병이나 장애를 극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2023년에는 처음으로 두뇌 칩을 이식한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으로 비디오 게임과 체스를 두는 데 성공했고, 최근 두 번째 환자에게 이식을 하였다. 뇌에 칩을 심어서 이 칩이 전기신호를 감지하여, 뇌에서 나오는 생각을 어디든 연결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나 컴퓨터에 연결하는 것이다. 뇌의 기능은 뇌세포와 세포 간의 의사소통에 의해 조절이 된다.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잘 기능해야 하고, 전기신호를 감지하여 의사소통을 조절한다.

신경전달물질과 전기신호가 뇌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뇌의 특성인 것이다. 뇌에 칩을 심는 기술은 뇌기능 중 전기신호라는 것에 집중한 것이다. 전기신호가 있으면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화 할 수 있다. 3차 산업시대의 핵심은 디지털화였고, AI로 요약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자동화이다. 3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통해 데이터화된 복잡한 신호들은 4차 산업혁명의 AI 기술을 통해 카테고리화된다. 이것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 Computer Interface)라고 한다. 이것이 개인화되고 보편화되는 것이 5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이 억만장자들과 기업의 목표는 뇌를 치료하는 것이다. 완치가 어려운 뇌질환에 이 기술들을 활용하고,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기분이 좋을 때 나타나는 전기신호와 슬플 때 나타나는 전기신호를 데이터화할 수 있다. 언젠가 전기신호를 휴대폰 또는 컴퓨터로 조작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치유의 개념이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가지고 오게 될 후유증에 대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기술이 악용된다면?

정신 지배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정신을 가진 존재이면서, 동시에 영적인 존재이다. 과학이 많이 발전했고, 발전하고 있지만 이러한 과학 기술로는 영혼까지 치유할 수 없으며, 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집착할 수밖에 없다. 나의 뇌가 휴대폰 또는 컴퓨터와 연결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치유의 방향일까? 생각해보아야 한다. 치유분야에 과학과 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숫자가 바뀌듯이 계속 변화하는데 영원한 치유의 콘셉트는 없을까? 영혼을 살리는 올바른 치유의 콘셉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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