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오르고 예금금리 떨어져도…은행, 8월 수신 잔액 24조'↑'

입력 2024-09-02 16:34 수정 2024-09-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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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가계대출·주담대 증가 폭 '역대 최대'
가계 대출 관리책에 3%대 주담대 실종
수신금리 하락에도 한 달 새 24조 증가
예대금리차 확대…은행권 이자이익↑

대출금리가 오르고 예·적금 금리는 떨어지는 데도 은행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대출금리가 더 오르거나 예·적금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은행권 이자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총수신 잔액은 2032조4130억 원으로 전월(2007조5786억 원)보다 24조8344억 원 증가했다.

총수신 잔액 증가를 견인한 건 정기예금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25조6659억 원으로 전월(909조3403억 원)보다 16조3256억 원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4월까지 하락하다 △5월 16조8242억 원 △6월 1조4462억 원 △7월 18조1879억 원으로 증가세다.

정기적금도 7월 35조7311억 원에서 지난달 36조7917억 원으로 1조606억 원 늘었다. 3월까지 감소세였던 정기적금은 증가세로 돌아선 뒤 △4월 1조803억 원 △5월 1조302억 원 △6월 1조1252억 원 △7월 1조1227억 원으로 매월 1조 원 이상 불어났다.

은행권이 예·적금 기본금리를 연일 내리고 있음에도 막차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지금보다 예금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단리·12개월 만기)는 최고 연 3.35~3.40%로 지난 6월 연 3.42~3.54%에서 상단 0.14%포인트(p), 하단 0.07%p 내렸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 추세와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해 예금상품의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만 9조6000억 원 넘게 폭증했다. 이달부터 시작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앞두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 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 원)보다 9조6259억 원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 폭은 2021년 4월(9조2266억 원)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4월 4조4346억 원 △5월 5조2278억 원 △6월 5조3415억 원 △7월 7조1660억 원으로 매달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568조6616억 원으로 전월 말(559조7501억 원)보다 8조9115억 원 늘었다. 역시 2016년 이후 최대 월간 증가 규모다. 7월 7조5975억 원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주담대 잔액은 한 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대출도 102조6068억 원에서 103조4562억 원으로 8494억 원 늘었다.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까지 최대한 끌어 쓰면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예금·대출금리 엇박자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을 압박하자 은행들은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오르고 있다.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막차 수요가 몰렸다"면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조달금리는 인하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이달 예대금리차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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