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40% “가해자로부터 '맞신고' 당했다”

입력 2024-07-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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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24일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학교폭력 실태조사 기자회견 발언 중인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연합뉴스)
▲24일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학교폭력 실태조사 기자회견 발언 중인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4명은 "가해자로부터 ‘맞신고’ 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예방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폭 피해자 40% "자살·자해 경험 있다…고통 최고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3.5%, 가해 경험은 1.5%, 목격 경험은 6.6%로 전년에 비해서 다소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피해 경험은 초등 4.9%, 중등 1.7%, 고등 1.2% △가해 경험은 초등 2.4%, 중등 0.4%, 고등 0.2% △목격 경험은 초등 9.2%, 중등 3.5%, 고등 2.2%로 나타났다.

이 중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의 정도’를 질문한 결과,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7년 동일 문항 조사 이래 역대 최고의 수치로, 피해자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39.9%로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로 재단의 2023년 위기개입 출동사례 중 자살・자해 사건은 76.0%에 달했다. 재단은 교육부,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고통을 호소하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위한 통합지원 일시보호 기관(위드위센터)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과반수인 52.2%는 ‘학교폭력이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48.8%는 가해학생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40%, 피해자 측 쌍방신고

보호자 인식조사에서는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쌍방신고(맞신고)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푸른나무재단의 상담 전화 중 법률상담 신청 비율 또한 10년 중 최고치(2.9배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때 가해자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며 '맞불 신고' 행위를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 보호자의 98.2%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경험한 비율도 73.4%에 달했다. 학교폭력 피해 이후 부부 갈등과 사회활동 위축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63.3%, 78.0%에 해당했다.

사이버폭력 피해자 보호·지원 체계, 상대적 미비

이번 조사에서는 사이버폭력도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에서는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 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이 45.5%로 사이버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집단(34.0%)에 비해 1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학부모 인식조사와 심층인터뷰에서는 사이버폭력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무 이행 촉구의 요구(82.5%)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길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학교폭력의 98%가 사이버폭력과 연동된 것으로 조사됐고, 플랫폼 기업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사이버폭력이 교묘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 비판을 적극 수용하고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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