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주기장 부족 겹악재?...“부품 부족에 미완성 비행기 200대 쌓였다”

입력 2024-07-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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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용 주차장에도 비행기 들어차
추락사고에 중국 수령 보류 물량 수십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추가 비용 발생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렌턴에 있는 보잉 공장에서737맥스 여객기가 조립되고 있다.렌턴(미국)/AP뉴시스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렌턴에 있는 보잉 공장에서737맥스 여객기가 조립되고 있다.렌턴(미국)/AP뉴시스
보잉이 부품 부족으로 만들다 만 미완성 비행기가 200여 대가 쌓이면서 ‘주기장 부족’에 직면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품 부족 등의 이유로 미완성 또는 완성 비행기 200여 대가 보잉의 비행장이나 공장 외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간 부족이 계속되자 심지어 직원용 주차장에도 비행기가 들어찼다.

이들 비행기 중 일부는 내부 인테리어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또 다른 비행기들은 엔진이나 기체 온도조절 부품 부족 등으로 인도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연이은 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중국 정부가 수령을 보류하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항공기도 수십 대에 달한다.

보잉이 비행기 주기 공간 부족 문제를 겪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과 2019년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인 ‘737맥스’ 추락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던 당시 약 450대가 날지 못하고 보잉 시설에 발이 묶여있었다.

WSJ는 보잉이 가뜩이나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매월 10억 달러(약 1조3900억 원)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날지 못하는’ 비행기가 쌓이면서 현금 창출을 원활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렇게 오랜 기간 방치되면 나중에 고객사에 인도할 때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각종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보잉은 1월 비행 도중 기체 측면 문짝이 뜯겨 나간 알래스카항공 사고 이후 생산 둔화와 규제 당국의 조사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품질 개선을 이유로 생산 속도를 늦추면서 그나마 미완성 비행기의 증가도 더뎌진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보잉은 지난해 상반기 266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는데, 올해에는 이보다 34% 줄어든 175대를 인도하는 데 그쳤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사용될 747-8 항공기 2대도 당초 올해 말 인도 예정이었으나 공급망 이슈, 인플레이션, 인력 문제 등에 예상 인도 시점을 각각 2027년과 2028년으로 연기했다.

보잉은 “주기 공간이 부족해 일부러 생산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춰야 하는 이른바 ‘지그록(jiglocked)’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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