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韓·아프리카, 지혜와 불씨 나누는 이웃 돼야

입력 2024-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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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프리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한·아프리카 협력이 새 차원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 모리타니아의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대통령은 “양측은 협력과 응원의 관계”라고 화답했다.

양측은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수준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한다. 140억 달러 규모의 수출 금융을 통해 기업 진출도 촉진한다. 양측은 ‘동반성장·지속가능성·강한 연대’의 3대 협력 방향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개최한 최초의 다자 정상회의다. 아프리카 55개국 중 쿠데타 등으로 제재를 받는 나라를 제외한 48개국이 다 참석했다. 25개국에서는 국가원수가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 모두와 양자 연쇄 회담을 했다.

아프리카는 ‘기회의 땅’이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출범으로 국내총생산(GDP) 3조4000억 달러, 인구 14억 명의 거대 단일 시장으로 부상했다. 아프리카 인구는 2050년 25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시티 건설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제품, 에너지, 그린 테크놀로지 등을 유망 산업으로 선정했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다.

아프리카는 자원의 보고다.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 3대 화석연료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 이상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 흑연, 리튬, 코발트 등 핵심광물도 많다. 한국은 산업용 광물의 약 95%를 해외에서 들여온다. 중국 등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보다 더 좋은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아프리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정상회의에서 3년간 총 550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약속했다. 같은 해 일본은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3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대규모 차관 제공을 통해 현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 7개국(G7) 플러스’ 가입을 통한 국가 위상 강화를 꿈꾸고 있다. 글로벌 중추국가 위치에 올라 국익을 키우고 북한 변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주변 4강 외교에 매몰돼선 안 된다. 유엔 회원국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와의 관계부터 역동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두 세대 전만 해도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최빈국 신세였다. 식민지, 내전 등 쓰라린 경험도 공유했다. 한국이 짧은 기간에 써내려간 성공 드라마는 아프리카에 영감의 원천이 되게 마련이다. 아프리카를 최대한 예우하고 경험을 나누면서, 우리 또한 경제·외교 지평을 넓히는 ‘윈윈 효과’를 거둬야 한다. 윤 대통령은 어제 오찬에서 “지혜는 불씨처럼 이웃에서 얻는다”는 케냐 마사이 부족 속담을 인용했다고 한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지혜도, 불씨도 기꺼이 나누는 이웃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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