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밸리를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직주근접' 수요를 바탕으로 분양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판교나 광교 등 테크노밸리를 배후에 둔 지역 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테크노밸리 인근에 분양을 시작하는 단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북수원테크노밸리, 일산테크노밸리, 용인테크노밸리를 인근에 둔 지역에서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테크노밸리는 IT,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핵심으로 한 지식집약적 첨단산업단지를 일컫는다. 제조업 중심의 공장이 주로 구성된 일반 산업단지와는 달리 연구시설 위주의 기업들이 입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경제 기반이 탄탄한 업무 종사자들을 주요 수요층으로 두는 만큼 배후 단지들은 높은 집값을 형성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경기 성남 분당구 일원 판교신도시에 자리한 판교테크노밸리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굴지의 IT 기업이 차례로 들어선 곳이다. 직주근접 수요를 바탕으로 판교신도시는 수도권 내에서 손꼽히는 부촌이 됐다.
판교 제1테크노밸리 인근 '판교신도시 이지더원(현 봇들2단지이지더원)'은 청약 당시 최고 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판교 제1테크노밸리가 완공된 2015년 이 단지 전용면적 84㎡ 시세는 6억9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3억7000만 원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입주(2009년 2월) 후 6년 만에 시세가 3억 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최근 시세는 약 13억55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무려 4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일산테크노밸리 인근에 위치한 '한화포레나킨텍스' 전용 84㎡는 11억2500만 원(3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실거래가 9억6000만 원(37층) 대비 17% 상승한 것이다. 해당 기간 고양시 평균 아파트 시세가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광교테크노밸리가 가까운 '광교 중흥S-클래스' 전용 84㎡는 올해 2월 14억4800만 원(34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3억5500만 원(31층)에 비해 9300만 원(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수원시 아파트 평균 시세는 1.3%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테크노밸리를 가까이 둔 단지들이 승승장구하면서 올해에도 이 지역에서 분양이 잇달아 이뤄진다. 반도건설은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장항지구에서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를 다음 달 중 선보인다. 전용 84·99·170㎡ 등 총 1694가구 규모다. 인근에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로 계획된 일산테크노밸리를 비롯해 고양방송영상밸리, 킨텍스 3전시장 건립 등의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약 13만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경기 수원시 이목동에서는 대방건설이 '북수원 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를 6월 중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와 인접한 파장동에는 약 15만4000㎡ 규모의 북수원테크노밸리가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수원시는 이곳에 IT·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헬스케어 연구소 등 다수의 미래산업 관련 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단지는 전용 84~141㎡ 총 251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HL디앤아이한라는 경기 용인시 포곡읍에서 6월 중 '용인 둔전역 에피트' 전용 68~101㎡ 총 127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처인구에는 약 67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발생시킨 용인테크노밸리가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변에는 제2용인테크노밸리도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의 개발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