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호황기 맞은 K-조선, '안전'이 우선이다

입력 2024-05-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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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찾아온 불황기에 고통 받던 K-조선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호황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특히 올 1분기엔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다.

축포의 이면에는 노동자 사망이라는 그림자가 함께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조선업계 사망사고만인율은 지난 2022년 기준 0.86로 국내 전체 산업 평균인 0.43의 2배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연초부터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1월 1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내 선박 방향타 제조공장에서 작업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나 협력 업체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같은 달 18일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용접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 24일에는 한화오션에서 하청노동자 1명이 잠수 작업 중 숨졌다.

이후에도 사망자가 지속 발생하자 노동부에서는 중대 재해 방지를 위해 지난달 조선업 안전보건리더회의를 개최했다. 또한, 조선소 감독 점검과 강선 건조업 안전보건가이드를 배포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5월에도 화재 사고로 2명이 숨지는 등 올해 총 13명의 노동자가 안전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고용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조선업계 노동자 사망자 수는 총 76명으로 매해 평균 12.6명이 사망했다. 2024년이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기존 연평균 사망자 수를 벌써 넘어섰다.

근본적인 문제는 조선업이 고위험 산업군이란 데 있다. 조선업 현장은 위험한 작업과 공정이 많고, 수많은 협력 업체가 참여하는 만큼 사고 위험이 크다. 불황기를 지나며 숙련공 숫자가 감소한 것도 위험 요인이다.

이에 조선사들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투자도 매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고위험작업 안전관리 체계 고도화, 작업자 중심 현장 위험성평가 활성화 등 안전관리 부문에 2022년 약 2074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3085억원, 올해는 투자액을 더 늘릴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매 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어 사업장 내 안전 예방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안전보건관리비로 2022년 2600억원, 지난해 3700억원을 집행했다.

한화오션도 2022년(대우조선해양 시절) 2629억원이었던 안전보건 관련 투자를 지난해 3212억원, 올해는 약 35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전이 최고라는 건 불변의 진리다.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투자 확대뿐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관리자와 직원들이 안전을 최우선 하는 마음가짐이 필수다.

전 직원이 생산 현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찾아 개선하고 스스로 안전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잇따른 사고가 K-조선 호황기의 그림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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