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의 수도권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중구·성동을에서 여야가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자 재선을 노리는 박성준 민주당 후보와 3선의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2%포인트(p)에서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후보와 최근 경선에서 갈등을 빚었던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지를 선언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박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선거운동 막바지 표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는 8일 오후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동아약수하이츠 아파트 앞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유세 활동을 펼쳤다. 지역구 현역인 박성준 후보는 JTBC 앵커 출신으로, 2020년 민주당에 입당해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 당시에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아 '이재명의 입'으로 통한다.
이날 현장에는 유세를 보기 위해 나온 주민과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 등 인파로 가득했다. 박 후보는 유세차에 오르기 전 유세를 보러 나온 주민들에게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 주민들과 지지자들은 앞다퉈 박 후보에게 셀카를 요청하는 등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지지 호소에 나섰다. 박 후보는 "윤석열 정권이 정말 잘할 수 있는지 지켜봤는데 민생이 파탄 나고 경제는 '폭망'하고 있다"며 "서울 중구·성동구는 단순한 지역구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서울의 중심이다. 중·성동구에서 이기면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고 대한민국의 승리를 이끌 수 있고 국민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10일에 유권자 한 분 한 분 힘을 모아서 윤석열 정권에 회초리를 들어서 강력한 경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원 유세에 참여한 이재명 대표 또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헌정이 시작된 이래 이런 정권을 본 일이 없다. 국민들의 삶에 이렇게 무책임한 정권을 본 일이 없다"며 "우리를 통치하고 지배할 왕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충직하게 열심히 일해줄 일꾼을 뽑은 것 아니냐. 박성준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대한민국의 주인인 여러분이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국에 지금 1~2%p로 승부가 갈리는 지역구가 수십 군데다. 결과에 따라 국회 과반의석이 그들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며 "우리가 더 많은 의석을 가져서 더 많은 국회의원이 당선되자고 드리는 말이 아니라 이 나라는 진정한 위기 국면이고, 국회 입법권까지 뺏기면 나라는 절단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혜훈 후보는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당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3선 출신의 중진급 정치인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에 미국 UCLA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이 후보는 이날 시장에 있는 상인들과 지지자들을 만나 일일이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청했다. 이후 유세차 위에 올라선 이 후보는 부동산 재개발과 지역 현안 등을 언급하며 박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주민들은 박 후보가) 4년 동안 뭐 하다가 이제 와서 돌아다니더라'라고 말씀하신다. '예산을 한 푼 얻어왔냐', '지역 현안 관련해서 법안을 하나 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을 수없이 만난다"며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을 이제 와서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실적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미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수십 개 단지를 성공시키고 성공 신화를 써온 제가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와의 중·성동을 경선에서 패배한 3선 하태경 의원은 전날 선거 사무소를 찾아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앞서 하 의원은 이 후보 캠프가 경선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정말 뜻깊은 지지 선언을 받았다. 하 의원이 저를 지지해줬다"며 "소중한 지지를 바탕으로 더욱 단단하게 원팀을 이뤄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아웃 기간 직전인 1~2일 중앙일보·한국갤럽이 무선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501명·응답률 10.8%)에 따르면 중·성동을에서는 민주당 박성준 후보(43%)와 국민의힘 이혜훈 후보(41%)가 오차범위 내인 2%p에서 경합을 벌였다. 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