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도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수주
한화오션도 계약 최종 마무리 단계만 남아
카타르 신규 수주는 한화오션이 앞서 나가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에서 총 40척에 대한 최종 계약을 마쳤다. 한화오션이 4척에 대한 막바지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라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카타르 수주전 2차 프로젝트에서 3사가 44척을 계약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타르에너지 측과 협상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0척의 최종 계약을 마쳤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LNG 운반선 17척을 5조2511억 원, 척당 3089억 원에 계약했다. 해당 계약은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 사상 최대 금액 수주였다. 가장 먼저 계약을 마무리 지으면서도 가장 많은 규모, 가장 높은 가격의 척당 계약을 따내며 가장 크게 웃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15척을 4조5716억 원에 최종 계약했다. 이는 삼성중공업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로 척당 금액은 약 3047억 원이다.
한화오션은 24일 LNG 운반선 8척을 카타르로부터 2조4393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척당 가격은 3049억 원이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카타르 측과 LNG 운반선 12척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는데, 이 중 8척의 물량이 최종 계약된 것이다.
한화오션은 나머지 4척에 대해서도 계약 세부사항을 조율 중인 상태인데, 이 역시 척당 비슷한 금액으로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추세로 최종 마무리될 경우 12척을 총 3조6589억 원에 최종 계약하게 된다.
카타르 수주전을 통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수주 기록을 경신하는 등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척당으로는 당시의 LNG 신조선가 대비 낮은 금액에 계약되는 등 아쉬운 점도 있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조선 3사 중 카타르 측과 가장 먼저 계약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이 시세 대비 13%가량 낮은 척당 금액에 계약을 맺었는데, 이것이 카타르 측의 협상 기준점으로 작용하며 다른 조선사들의 가격 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LNG선 신조선가지수는 2억6500만 달러(약 3560억 원)로 조선 3사 모두 카타르 측과 13~15%가량 낮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평균가보다 낮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수익성이 다른 계약 대비 낮아졌다고만 평가할 순 없다. 대규모 수주인 만큼 반복 건조 효과를 통해 수익성을 충분히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조선사 측의 설명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충분한 수익성이 나오기에 합의를 한 것”이라며 “동일 사양의 선박을 수십 척 잇따라 건조하는 방식이라 건조 효율성도 높아지고 비용 절감 효과도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타르 수주전은 끝났지만, 카타르 측이 앞으로도 LNG선 발주를 장기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타르 측은 LNG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고 이와 관련한 LNG 운반선 추가 발주도 이미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조선 3사 중에선 한화오션이 앞서나가는 양상이다.
이미 한화오션은 카타르 측과 27만 제곱미터(㎡)급 LNG 운반선인 ‘큐맥스(Q-Max)’ 건조와 관련해 협의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큐맥스는 척당 3억5000만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기존 예약한 12척 외에 추가로 건조 계약을 더 맺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카타르 측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라며 “기존 17만4000㎡급보다 체급이 큰 큐맥스 수주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